[프라임경제] 패러글라이딩 하는 이들, 외줄을 타고 시원하게 계곡 위를 힐링하는 짚라인 참가자들이 형형색색 다양한 복장으로 경상북도 문경의 하늘과 산하를 수놓는 가운데, 식탁 위에는 맑은 술이 고유의 빛깔을 자랑하며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문경에서 먹어본 음식 모두가 먹기 좋았다. 맛이 강하지 않은 사찰음식의 특색을 가졌다 싶으면서도 오미자청, 산초 기름, 다시마 가루 등 천연재료를 사용해 맛을 살린 음식점이 많았다. 약돌불고기도 일찍부터 유명세를 떨쳤지만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정성껏 주는 먹이를 먹고 자란 돼지로는 무슨 고기 요리를 해도 맛있다.
보쌈과 나물 요리 등을 먹는 자리에 와인이 곁들여 나왔다. 포도 아닌 다른 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오미자를 재료로 담근 특산 와인이라 했다.
동의보감에 간담, 비위, 심장, 폐, 신장에 이롭다고 기록된 오미자는 식품이라기보다 약재에 가까운데, 다섯 가지 맛(단맛·짠맛·신맛·쓴맛·매운맛)이 제각각 강해 날것으로 섭취하기에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신선한 문경 오미자와 설탕의 비율을 1대 1.2정도로 혼합해 45일~60일 가량 숙성시키면 오미자청이 된다. 이를 우유에 섞으면 마시는 요구르트가 되고, 어느 음식이든 단맛을 내는 데 첨가할 수 있다. 문경에서 먹는 음식 대부분에 오미자청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런 오미자 활용의 최고봉은 역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마셨다는 국빈주 오미자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새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와인 양조장 '오미나라'가 있어 영남제일관문이라는 새재 인근 풍경을 돌아보고 시음을 하러 들렀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미자 와인을 탄생시킨 오미자 와이너리라 한다. 포도로 만든다는 와인이 최고요, 다른 과실로 담근 술은 와인 중에도 아류일 뿐이라는 기본 원칙을 깨는 특유의 맛과 향, 색이 오감을 자극한다. 오미자 와인의 재질은 이제껏 기자의 혀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 포도보다 다양한 맛(五味)을 가졌기에 깊은 풍미, 특유의 오미자 향이 감돈다. 또 투명하면서도 선명한 장및빛 와인은 잔에 담겼을 때 상당히 매혹적이다.
이 와이너리의 주인장은 프랑스 상파뉴 지방 와이너리들을 두루 돌면서 노하우 전수를 간청, 공부를 한 집념의 사나이다. 톡 쏘는 스파클링과 보통 질감의 스틸 와인 2종이 오미자 와인이 양대 줄기를 이루는데, 상파뉴 지방이 바로 샴페인의 원조 지역. 상파뉴 지역에서도 만들지 못한 주조법을 이들로부터 배우고 체화시키는 과정에서 개발해 냈다는 설명이다. 자신이 만들어 낸 와인이 원조를 이겼다는 점에서 자랑이세다.
이날 함께 와이너리를 둘러보게 된 한 여성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할 것"이라며 "특별한 날 먹으면 참 좋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특별한 신토불이 상품을 문경 방문 선물로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