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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가 또 소화기 뿌릴 때가? 울산도 거제섬 꼴 낼라꼬!"

울산=임혜현 기자 기자  2015.11.26 17: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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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 맞아요? 서울에는 그렇게 소문이 났구나. 아휴, 그렇지도 않아요.(50대 후반의 택시기사 A씨)"

"겉으로는 이래 뵈도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불황으로 고생하는) 거제처럼 될까 조마조마한데요.(횟집 서빙 30대 B씨)"

"새로 된 김기현 시장이 잘 하는데 젊은데도 똑똑하고요. 근데 여가 뭐 시장 잘 한다고 굴러가는 덴가요, 어데? 현대차가 문제죠.(직장 관계로 2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외지 출신 중년 시민 C씨)"

현대자동차그룹이 울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로 크다. 지역 경제를 좌우하는 것은 공업, 그 중에서도 제조업이다. 인근 온산에서 양산, 부산까지 이어지는 공업벨트는 많은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영남권의 대표적 돈줄이다. 그러나 그 존재감에서 포항제철과 울산현대를 넘어설 존재는 경상남·북도를 통틀어도 찾기 힘들다.  

현대차가 포니와 스텔라 수출로 벌어들여 직원들에게 푸는 돈은 과거 태화강에 먹물빛 물이 흘렀다는 1980년대 초반에도 울산 시민들이 이 도시를 떠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했다. 공해에 시달리면서도 이 곳을 떠날 수 없었던 데에는 돈의 문제 외에도 대표 수출기업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도 분명 있었다.

그래서 시민들은 현대차가 매번 임단협에서 성과는 안 나와도 성과급은 달라는 식으로 몽니 부리는 것이 여전히 어색하다. 과거엔 돈을 먼저 회사에 벌어다 주고 그래서 월급이며 보너스를 받았다.

현대차 노조를 그간 이끌어왔던 많은 강성론자들은 이런 풍경에 대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노사 간 합의된 성과금 150%를 경영위기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던 점을 이유로 든다고 한다. 또 결국 2002년 단체교섭에서 연 5%의 이자율을 적용, 이자까지 지급받았던 사례로 서운함의 극치로 거론한다. 즉 회사가 과거 '힘'으로 밀어붙였던 구태를 지금에 와서도 재현하려 하고 있다며 강성으로 돈 요구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다 낯뜨거운 억지이자 먼저 당당히 성과를 내고 받자고 나서도 되는, 선후좌우가 바뀐 말이라고 얘기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때문에 울산시민들은 노조원도 아니면서 이번에 현대차 노조가 강성 노조 집행부를 선출할지 상대적 온건파를 뽑을지 관심이 많았다.

"공업탑요? 아 머할라꼬 그걸 보러 가나요? 아, 그거 그냥 하얀 탑이에요? 보러 가지 말아요, 차비 아깝구로…그래도 그거 처음 세울 때 울산 정말 좋았죠. 지금도 수출 도시고, 현대 있고, 우리가 대한민국 다 먹여 살린다고. 아, 현대차 노조(임단협 갈등)? 그거 조만간 끝날 거라, 인제 일해야지.(택시기사 D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