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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롯데에게 '중국'…여전히 '낙천적' 시장일까

전지현 기자 기자  2015.11.25 16: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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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한 롯데는 현재 백화점, 마트, 케미컬, 제과 등 10개가 넘는 계열사가 다방면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지화 전략의 방향성은 '낙천적', '낙천주의'라는 뜻을 지닌 '러티엔(乐天)'으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LOTTE'와 함께 '乐天' 등장하는 간판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롯데는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네이밍했다고 하지만 20년 역사를 지닌 일본의 인터넷 오픈마켓 '라쿠텐(らっかん(楽天)'과 한자 이름이 같다는 이유 때문에 안타깝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지난 1997년 설립된 라쿠텐은 미국과 중국에 아마존과 타오바오가 있다면 일본에는 라쿠텐이 있다 말할 정도로 일본 전자상거래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입니다. 일본 직구 중 이용자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죠.

라쿠텐의 지난해 유통 거래액은 18조900억원(2조130억엔). 가입자 수는 1억명, 입점업체는 4만2000개에 달합니다.

그동안 일본기업만 입점했으나 '해외 직구족' 증가 추세에 힘입어 지난 8월부터 해외기업도 입점이 가능, 글로벌 시장을 향해 뻗어나가며 승승장구하고 있죠.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라쿠텐'하면 '일본 해외 직구 쇼핑몰'을 떠올릴 정도로 이미 친숙한 존재가 되어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가 일본기업 '라쿠텐'보다 '乐天'이란 이름을 3여년 앞서 선점했다지만 라쿠텐의 성장가도를 감안할 때 머지않은 미래, 중국소비자들 사이에서 '乐天'하면 과연 롯데를 연상할 수 있을까 괜한 염려가 들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라쿠텐이 온라인을 기반한 유통채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롯데가 중국에서 펼칠 온라인 관련 사업에도 혼선을 일으킬 듯 보입니다.

지난해 말경부터 시작된 '롯데 형제의 난'은 중국사업 실패로부터 촉발됐습니다. 1조원 손실도 아쉬운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 사실을 제대로 보고 하지 않으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격분, 신 회장에게 기울었던 마음을 돌리는데 중요 변수를 제공한 것이 바로 중국사업이었죠.

가족 간 내분으로 여겨졌던 집안싸움 때문에 베일에 가려졌던 '후진적 기업 생태'까지 공개됐고, 이미지 하락과 함께 반기업 정서가 형성, 결국 '노른자 사업'이던 면세점 특허권까지 반납하며 기업 전반에 손실을 끼치는 '도미노 현상'에 단초를 제공한 중국 롯데.

롯데에 있어 '즐겁게, 낙천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안착하려던 나라 중국은 결국 암초가 되어 '전혀 즐겁지 않은', '참 운이 없는 곳'으로 인식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