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 물론 뭐 금리가 쪼까 떨어져가꼬 15% 밖에 안하지만, 그라도 따박따박 이자나오고, 은행만큼 안전한 것이 없제."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의 '응답하라 1988'에서 한일은행(현 우리은행) 만년 대리이자 3남매의 아버지 역할을 맡고 있는 성동일의 대사 중 일부분입니다.
이는 극중 배경인 쌍문동 골목, 천재 바둑소년의 우승상금을 5000만원을 두고 나름의 재테크 방법을 언지해주는 장면인데요. 뒤이어 "은행이자 그거 얼마나한다고, 그 돈이면 강남에 있는 은마아파트를 사는 게 낫지"라는 조언도 튀어나옵니다.
여기서 은행금리가 15%에서 한 번, 그 금리가 저금리라는 것에 두 번, 5000만원짜리 은마아파트에 연이어 놀란 시청자들이 꽤 있었을 겁니다. 지금의 은행 예·적금 금리는 1.5%로 당시보다 10배나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현재 은마아파트는 10억원이 넘는 매매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죠.
'응답하라' 시리즈는 과거에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로 '그때'를 보냈던 시청자들에게는 향수를, 이후 세대들에게는 그 시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드라마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중간중간 간략한 해프닝으로 비춰지는 당시 사회상이 여러모로 흥미를 끕니다.
당시에도 기성세대의 초유 관심사는 재테크였습니다. 1980년대 신문기사를 살펴보면, '월간재테크' 등의 재테크 전문잡지가 흔히 애독됐고, '재테크 붐 시대' '재테크 열기' 등의 표현이 언론 매체에 자주 등장합니다.
당시 가장 인기있는 재테크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그 때는 '적립식 목적신탁'이 유행이었습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부으면 만기 때 배당금과 원금을 돌려주는 상품인데요, 은행 신탁상품의 수익률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고금리 영향으로 연평균 15~20% 수준에 달했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경우 당시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책과 금리인하로 부동산시장의 투자 여건이 빠르게 호전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새 아파트 분양시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분양가를 시세보다 싸게 책정한 데다, 분양권 전매가 전면 허용되면서 아파트는 가장 투자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각광 받았던 것이죠.
특히 투자 후 단시일에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상가나 빌딩등 대형물건보다 투자 시 현금이 발생하는 전·월세 아파트 투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