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거래은행 계좌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 시행 20일이 지났지만 당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내년을 겨냥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계좌이동제 시행 첫날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 접속자수는 18만3000여건에 달했지만, 최근 들어 2만9400여건으로 감소했다. 또 하루 접속건수도 1만건 내외로 그치는 등 이용고객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변경건수도 시행 첫날엔 2만3047건이었지만, 사흘 후엔 절반인 1만1470건으로 줄었다. 해지 건수도 5만6701건에서 약 4분의 1 수준인 1만3609건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차가운 반응에도 시중은행들은 △은행·제휴사 포인트 통합관리 및 현금화 서비스 △우대금리 △수수료 면제 혜택 등 묵묵히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새로운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은행들의 이 같은 대응은 아직까지 시행 초기라서 고객들의 이동이 활발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재 계좌이동제 자동이체 범위는 △이동통신 △보험 △카드 3개 업종 자동납부에 한정돼있으며, 서비스 이용 또한 금융결제원 페이인포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돼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서비스는 아직까지는 초기단계로 서비스의 제한적인 부분이 많지만,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이동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계좌이동제는 내년 2월부터 페이인포 홈페이지를 포함해 전국 은행지점에서 자동납부뿐만 아니라 자동송금에 대해서도 조회·해지·변경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내년 6월까지는 기존 이동통신·보험·카드 3개 자동납부 외 △전기세 △가스비 △관리비 △지방세 △대출 등 모든 요금청구기관의 자동납부를 변경할 수 있도록 적용대상이 확대된다.
내년 본격적인 이동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영국은 계좌이동제를 확대 시행한 지난 2013년 9월부터 18개월간 175만 건의 계좌이동이 발생했다.
당시 적극적으로 계좌이동제에 대응했던 중소형 은행은 주거래 고객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계좌 확보에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반면 지켜만 보던 일부 대형 은행들은 고객을 내주는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계좌이동을 통한 주거래 고객 유입은 결국, 더 나은 소비자 후생 조건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은행들의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비스 범위 또한 단계적인 확대를 앞두고 있어 다양한 제휴나 자체개발 상품 등 연계상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