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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인물 ⑤] 통진당 명예회복 나설 울산 동구 김종훈씨

오랜 운동 이력에 지역문제 정통…울산타워 높이 조정 등 많은 이슈에 흔적

임혜현 기자 기자  2015.11.18 18: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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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울산광역시 동구에는 대기업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그리고 이들 회사의 협력업체들이 터를 잡고 있다. 노동자 표심이 그간 여러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지금은 보수화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는 소리도 듣지만 1987년 일명 노동자 대투쟁 이후 정치세력화의 과정에서 중심에 서 있던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이 곳에서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김종훈 전 울산 동구청장은 그런 노동자 대투쟁 이후 국면을 온몸으로 겪어낸 인물 중 하나다. 1964년 경북 경주 출신으로 울산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지역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다.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 현대중공업 128일 투쟁 지원 등 다양한 경험을 했고, 동구에 노동문화단체를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있다.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진정한 정치를 실현하자는 모토는 이때부터 형성된 셈이다. 지난 여러 선거 공약에 노동존중이라는 코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77㎝, 80㎏대로 동년배들 중 눈에 띄는 당당한 체구는 어릴 적부터 '소'로 불릴 정도였으며 이에 걸맞을 만큼 성격도 부지런했다. 하루 4시간여만 자는 습관은 울산시의회에서 시의원으로 일할 때 일중독에 가까운 모습으로 보였다고 한다. 또 동구청장 시절에는 아침에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직접 인사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기동행정'을 실천했다. 방역 활동 체험과 관용차 부족 현상을 지역 업체와 업무용 택시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해결하는 등 늘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답을 찾는 유연한 방식으로 풀어왔다.

이런 그의 사고 방식과 성격은 여당 일색인 지역 정가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진통을 겪으면서도 비정규직노동자 지원센터와 친환경 급식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특히 친환경 무상급식 사업은 그이 이 같은 추진력 덕에 광역시 지자체 중에서 어린이 식생활 안전 분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교육지원예산 역시 345%나 증원해 지원하는 등 큰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울산타워 높이 조정 문제는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당초 20여m에 불과하던 예정 높이를 63.2m로 조정하는 안을 울산시가 수용, 건설사와 협의해 결국 수정해 짓는 것으로 귀결됐다. 그는 일찍이 염포산 정상에 전망대를 짓자는 아이디어를 여러 선거에서 밝혔고, 마침 당초 예정 높이가 울산시 랜드마크로 적당치 않다는 일부 의견이 개진되자 바로 울산 동구청장 자격으로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적으로도 동구청장 시절이 오랜 숙원 공약을 푼 소중한 경험이 된 것이다.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돼 다른 구청장 등 지자체장들에 비해 다소 짧은 임기를 보냈지만 이런 이슈들이 있었다는 보람을 갖고 있었다. 그도 주변에서도 구청장 연임을 내심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해 본격적으로 분 통합진보당에 대한 거부감은 그의 낙마에 영향을 미쳤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함께해온 당을 버릴 수 없다는 소신을 가진 그였지만 보수정당 후보와 맞서는 데 힘에 부쳤고, 다른 범진보 정당에서도 후보가 나와 표가 갈리는 불상사까지 겹쳤다.

김 전 구청장은 40.44%를 득표해 44.94%를 득표한 권명호 현 구청장에게 석패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나온 후보(유성용씨)와 노동당측 후보(손삼호씨)의 득표율은 각각 9.13%와 5.46%였다.

때문에 20대 총선은 그에게 통진당을 무조건 매도하는 평가에 다시 맞설 기회다. 물론 동구에서 출마 포부를 밝힌 바 있는 이갑용 노동당 시당위원장과의 향후 조정 문제가 남아있다. 앞서 정의당과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와 진보결집 등 4대 진보세력이 내년 총선을 정의당 하나의 간판으로 치르자고 잠정 합의한 터라 동구에서 진보 계열 간에 내전을 벌일 가능성과 이탈표 발생 문제가 '약간' 덜어진 것은 사실이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학생운동부터 지역문화, 노동운동 등 고된 길을 달려온 그가 어떤 생환 기록을 남길지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전히 유효 주자로서 그의 가능성은 상당 기간 회자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