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5.11.17 18:29:34
[프라임경제] 임단협을 진행 중인 KB국민카드의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국민카드지부는 사측이 지주사의 눈치를 보느라 지난해 노사 간 합의했던 사안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KB국민카드 노조 회원 1000여명은 17일 오후 7시30분경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 경영진 퇴진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덕수 현 KB국민카드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노조는 KB국민카드가 지난해 보통주식 1주당 3261원의 현금 중간배당을 결정하고 막대한 배당금을 지주로 올려보냈음에도 노동자들에게는 임금동결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KB국민카드의 순익은 3500억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3000억1200만원에 달한다.
노조는 또 지난해 노사 간 합의했던 통상임금 기준 변경과 직원연금제도에 대해서도 사측이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국민카드지부 관계자는 "2년간 논의한 끝에 지난해 중식비, 통근비를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올해 상반기에 실무안을 만들어 시행하기로 했지만 윤종규 회장 취임, 또 김덕수 사장 연임이 발표 된 뒤 1년 동안 노사협의회가 단 한 건도 타결이 안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카드사 경영진들은 지주 눈치 보기에 급급해 지주의 컨펌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교섭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사측에 임단협 결렬을 통보했고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이번 주 중으로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다시 도입하기로 한 '직원연금'도 아직 사측에서 시행안을 만들지 않아 지지부진한 상태다. KB국민카드는 2011년 분사 때 직원연금을 없앴다가 지난해 노사 협의 과정에서 올해 상반기 중 시행안을 만들어 이를 시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KB국민카드지부 관계자는 "시행안을 사측에서 만들어 제안해 줘야 하는데 안건조차 우리에게 전달하지 않고 있다"며 "적어도 작년 임단협 합의사항은 이행해야 함에도 윤종규 회장의 계열사 통제가 심해지니 지난 9월 올해 임단협이 시작될 때까지 무엇하나 진전된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 밖에도 사측이 '고용안정협약'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외부 경력직을 4명 채용하며 노사 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측은 "통상임금과 직원연금은 중요한 사안인 만큼 지속적으로 노조와 협의하는 중"이라며 "쟁점이 되는 내용에 대해 노조 측에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력직 채용 때 노조에 이에 대한 내용을 고지하고 채용 공고 등이 나가 이미 공유된 사항이지만 노조 측이 이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며 "더욱이 이는 합의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노조는 최근 KB손해보험 등에서 논란이 됐던 '찍퇴'에 대한 불안감도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KB국민카드는 과잉인력에 대한 부담이 없음에도 지주사에서 전 계열사에 2016년도 중점 추진과제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판관리 절감 계획을 내라고 하자 사내 인건비 절감 계획 TF팀을 만들었다"며 "결국 이는 구조조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 "임단협도 문제지만 모든 부분에서 지주의 통제를 받는 현 상황에 고용불안까지 겹쳤다"며 "중노위 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현 경영진에 대한 퇴진운동, 집회 등을 이어갈 예정이며 KB금융지주 계열사가 모여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측은 인건비 절감 방안이 구조조정의 신호탄은 아니라고 적극 부인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내년 카드업계 전망이 좋지 않아 비용 절감은 모든 카드사가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신입사원 채용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구조조정이 아니라 경영악화 극복 방안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