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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대란 천수해법] 임금피크제 임박, 퇴직연금 관리법은?

이윤형 기자 기자  2015.11.17 19: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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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년 60세 연장법이 통과되면서 최근 대기업,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이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근로자들 사이에서 퇴직연금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임금피크제는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일정 나이가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임금과 직결되는 금융자산인 퇴직연금을 관리하지 않을 경우 '퇴직금 손실'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명한 퇴직연금 관리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퇴직연금 제도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퇴직연금 제도는 회사가 퇴직금을 사외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금융기관을 통해 퇴직금을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인데요. 퇴직연금 유형은 크게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과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으로 나뉩니다.

먼저 DB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해 직접 운용해 근무기간과 평균임금에 의해 퇴직금을 사전에 확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회사는 운용결과와 관계없이 직원의 '퇴직 시 평균임금'에 근속년수를 곱한 금액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퇴직금을 운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는데요. 회사는 매년 사전에 정해진 부담금(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근로자의 계좌에 입금하고 근로자는 계좌에 납입된 회사부담금을 직접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즉, DC형에서의 퇴직금은 근로기간 동안 받은 '회사부담금'과 '운용수익이나 손실'의 누적액이 되기 때문에 운용수익률이 높을수록 DB형에서 받는 퇴직금보다 더 많은 퇴직금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이에 NH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는 확정급여형(DB)에 가입된 근로자의 퇴직시점이 임금피크제 전이라면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고, 임금피크제 후라면, 감액 직전에 확정기여형(DC)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임금피크 시기까지는 DB형 제도를 적용 받아 퇴직금을 가능한 최대로 받고 임금감액 시기 직전에 DC형 제도로 전환한다면, 임금피크제 적용 후 퇴직 시 받을 퇴직금 손실을 좀 더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DC형으로 전환할 경우 근로자 본인이 운용주체가 돼 운용위험 부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지급된 부담금(기여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최종적으로 받는 퇴직금이 더 불어날 수도 있고, 손실로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DB형에서 기대수익률 역할을 하는 임금상승률이 대략 4.1% 수준이라고 한다면, DC형 가입자들은 운용 시 연 4.1% 이상의 운용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그 정도 수익을 얻기란 만만치 않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퇴직금 운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민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근로자 연령대에 적합한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퇴직금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젊은 연령대 근로자는 퇴직 시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위험부담을 안더라도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자산 위주로만 운용해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오히려 퇴직급여의 실질 가치가 낮아져 노후소득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임금피크제에 직면하거나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중·장년층의 근로자라면 보유자산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춰 퇴직금을 최대한 지키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렇듯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향후 기존 DB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DC형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 전문가가 아닌 근로자들은 DC형 퇴직연금으로 인한 많은 과제들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퇴직금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장기간 쌓아놓은 소중한 퇴직금 자산을 잘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유념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