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내면세점 황금티켓 주인공은 결국 롯데, 신세계, 두산이었다.
관세청은 14일 오후 7시경 올해 안으로 특허 사업권이 만료되는 서울 세 곳 시내면세점 운영사로 롯데, 신세계, 두산을, 부산지역을 신세계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관세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올해 안으로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 면세점 사업권 획득과 관련해 각 기업별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 면세점 4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12월15일) 등이었다.
이번 심사 결과로 롯데는 소공점 사수에는 성공했지만 월드타워점 면세 사업권을 빼앗겼고, SK네트웍스는 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워커힐 면세점 수성에 실패하면서 지난 23년간 유지했던 면세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롯데, 소공점만 수성…4조2805억 글로벌 경쟁력 유지될까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난해 매출 1조9763억원으로 시장점유율 45.4%를 기록했다.
1979년 첫 발을 디딘 후 면세사업자로써 세계 3위까지 올랐지만 몇해전부터 지적됐던 독과점 문제와 최근 1년간 지속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업계는 롯데면세점의 두 곳 사업권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었다.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경쟁력'과 '사업 노하우' 등을 앞세워 소공점, 월드타워점 유지에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 월드타워점을 빼앗기면서 롯데면세점 매장은 기존 7개에서 6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면세시잠점유율 30.54%(2014년 기준)로 2위인 HDC 신라면세점이 내달부터 국내 최대인 6만5000㎡규모로 용산 지역에 위치한 현대아이파크몰에 신규면세점을 개장할 예정이어서 면세 시장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새롭게 서울시내면세점 입성에 성공한 신세계와도 입지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몰리던 구매객층과 충돌이 맞불을 것으로 예상된다.
◆23년 면세 역사, 저조한 실적·위치가 발목 잡았나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약 2700억원. 1973년 SK그룹이 워커힐 호텔을 인수한 뒤 1992년 호텔 안에 면세점을 두면서 시작된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개정된 법으로 사업권을 잃게 된 오명(汚名)을 떠안게 됐다.
SK 워커힐 면세점은 쇼핑과 카지노, 숙박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도심형 복합 리조트 면세점으로 2020년에는 워커힐과 동부권, 동대문을 연계하는 관광벨트를 조성, 연간 187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SK면세점의 '선순환 상생생태계' 구축을 위해 총 8200억원의 면세점 투자비 중 2400억원을 사회 환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함께 공항면세점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글로벌 면세사업 진출도 추진해 국내 3대 면세사업자로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었으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
업계는 저조한 매출 실적과 도심에서 동떨어진 면세점 위치가 이번 면세점 수성의 실패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SK네트웍스는 23년간의 면세사업 역사를 뒤로하고 5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두번의 도전, 20년 숙원 달성 신세계…면세업 첫 진출 두산 '함박웃음'
지난 7월 한차례 실패를 맞본 신세계는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사수에 그룹차원의 사활을 걸 정도로 '올인'했다.
지난 2012년 9월, 계열사를 통해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며 지방부터 면세사업에 발을 들인 신세계는 2013년 7월 김해공항 면세점에 이어 지난 2월 인천공항까지 사업자에 선정되며 차분한 발판을 다져왔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주력으로 삼는 유통명가 신세계는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이후부터 20여년간 그룹 숙원사업으로 삼을 만큼 면세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미개척 분야였던 면세산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가 걸림돌로 지적되자 지역점부터 시작, 3년간 조용한 밑판 다지기에 들어간 터였다.
신세계가 예상하는 서울 본점 면세점 개점 첫해 매출은 1조5000억원, 2020년까지 5년간 매출 10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남대문 시장을 연계한 명동을 '면세점 타운'으로 만들기 위해 본점 신관(8~14층) 메사빌딩(총 7개층)까지 활용한다.
14일, 두 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황금티켓’으로 신세계는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부산지역에서는 기존 파라다이스 호텔에 위치한 면세점을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의 '세계 최대 백화점'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점으로 확장·이전함으로써 신세계면세점의 매출 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K브랜드 강화'를 주력으로 '지역 상생형 면세점'을 내세웠던 두산은 이번 선정으로 면세업에 첫발을 내딛는다.
현재는 대표적인 B-to-B 산업으로 꼽히는 중공업을 주력하지만 1960년대 건설·식음료, 1970년∼1980년대 유통·기술·소재부문 등 유통사업에 손댔던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면세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중이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OB맥주(기존 두산주류), 의류 사업, 버거킹 등을 비롯한 대다수 식품 사업을 정리한 과거가 있어 면세점 진출을 통해 다시 시작한 유통산업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