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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장시간 들인 '육개장 진국' vs '회전문식 인사'

김병호 기자 기자  2015.11.13 16: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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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낙엽 떨어지는 서늘한 날씨, 두 가지 모두 시골 잔칫상에 오르는 따뜻한 육개장 한 그릇을 생각나게 만듭니다. 요즘 모 방송에서 간단한 레시피가 공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육개장은 따뜻하고 걸쭉한 국물과 얼큰함으로 옛 시절 배고픔을 달래주는 '고깃국'이자 '보양식' 등으로 연상이 되죠.

어릴 적 시골 잔칫집 추억을 더듬어 보면 커다란 가마솥에 하루 종일 육개장을 끓이고, 데우며 많은 손님을 맞았었죠. 특별한 반찬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빨간 국물에 들어있는 쇠고기 한 덩어리와 깍두기만으로도 참 행복해지던 시절이였습니다.

음식을 하시는 어른들은 늘 말씀하셨죠. 하루 종일 불앞에서 끓이고 데운 정성이 듬뿍 들어간 진국이야말로 육개장의 참맛이라고. 달리 생각하면 많은 손님 접대에 그 만큼 손이 적게 가면서도 맛있는 식단도 없기에 일석이조의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음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루 종일 끓여내는 정성과 삶의 지혜, 이러 점에서 최근 금융권 돌아가는 상황과 아이러니하게 닮은 듯 안 닮았은 듯 보이네요.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금융위원회 고위직 인사교체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신 의원은 "지난 2010년에서 2015년 역대 위원장 및 주요 임원, 실·국장, 과장의 재직기간이 실·국장 등 고위공무원의 경우 직위당 1년 2개월, 과장급은 1년 1개월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 기간 105회 교체 인사 중 32.4%가 재직기간 1년이 채 안된 것으로 나타났죠. 금융 당국의 전문성과 정책 일관성을 생각했을 때, 정책을 결정하고 관리 감독하는 기관 고위직의 잦은 인사는 우려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신 의원은 "제대로 된 업무를 보기도 전에 인수인계만 하다가 임기를 끝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일침을 가했죠.

옛말에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하나만 잘해야 한다'는 편견이 깨진지 오래지만,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업무효율성과 국민을 위한 세심한 정책 구상 등을 위한 인사정책은 필히 수반돼야겠죠. 노하우와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회전문식 인사'가 아닌 노하우와 경험을 살린 전문성, 이러한 사항을 기반으로 할 때 금융소비자를 위한 참정책이 수립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