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6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자 역시 수능을 봤던 2010년 11월을 잊지 못한다.
2011 수능은 한국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의로 인해 일주일 정도 연기되는 등 각종 논란이 넘쳤던 시험이기도 했지만, 도시 학생들에 비해 지나치게 먼 고사장 거리가 또 한 가지 고민거리였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의 고사장은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다른 고사장으로 가게 된 우리 반 학생들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결국 우리 모두는 고사장이 배정된 뒤부터 틀린 문제보다 고사장으로 가기 위한 차편을 더 걱정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겪었다.
기자는 당시 담임선생님의 차로 오전 6시30분 쯤 출발해 7시30분에야 도착했다. 그러나 비몽사몽 한 상태로 시작한 하루는 그리 좋지 못했다. 열심히 공부했건만 상쾌한 컨디션의 타 학생들과 달리 축 처진 몸을 이끌고 시험을 치렀던 경험을 떠올리면 아직 속상하다.
이러한 경험을 겪었던 기자는 5년이 지난 현재 경기 북부 지역에 약 42km 이상 이동해 고사장을 찾아 가야만 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가평군에서는 올해 5개 고등학교 학생 553명이 가평고와 가평중 2개 고사장에서 수능 시험을 실시한다. 서울보다 무려 238.20㎢나 넓은 가평군의 고사장이 단 두 곳이란 소리다. 가평군 수험생들은 가장 먼 고사장의 경우 42km가량 이동해야 할 정도다.
연천군과 포천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두 곳 모두 넓은 면적을 자랑하고 있지만 각각 두 곳과 네 곳의 고사장을 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만은 예전부터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교육청은 매번 지자체별 응시생 수에 비례해 고사장을 설치할 뿐 면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결같이 일관된 교육청 태도를 보면 '그 댁 자식들이 겪었다면 이렇지 않았을 텐데' 소리가 절로 나온다.
수능은 대한민국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험이다. 실제 수능 당일 일부 초·중·고등학교 등교 시간은 오전 10시로 조정될뿐더러 영어듣기평가가 진행되는 오후 1시10분부터 1시35분까지 전국 모든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될 정도다. 방송 매체에서도 수능 전날 컨디션 유지하기 등 다양한 수험생 특집 방송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수능을 관리하는 교육청은 수험생 모두 공평한 환경에서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고사장 설치 기준을 개선할 것이라는 입장만 매번 반복할 뿐,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날에 여러 수험생들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이제 42km 수험장 이동 사례는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