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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백 E&M으로도 2% 벅찬 중국시장…오너 역할론 왜

공산당 영화관 정책 대응할 고공 전략 따라 계열사 유기적 전쟁 필요

임혜현·이보배 기자 기자  2015.11.11 18: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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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CJ E&M과 CGV 등 한류 대표주자들의 중원 질주는 과연 가능할 것인가. 문화종합콘텐츠 기업 CJ E&M이 10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36억원으로 작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힌 가운데,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앞날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한 대목이 있으니 바로 대중국 진출 부문이다.

CJ그룹은 이번에 헬로비전과 고별함으로써, 기업군 전체에서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제일제당을 축으로 한 식품 영역과(물류의 경우 이쪽에 수반가는 곁가지임) 문화산업 영역의 양대 축을 갖고 가는 방침을 한층 명확하게 손질했다. 즉, 식품군과 문화콘텐츠군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를 모색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엔 약간의 부연설명이 필요한데, 이는 극장인 CGV와 4D 기술력 관련사인 포디엑스는 하드웨어 채널이라기 보다는, 영화업 본연의 업무를 확고히 수행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업의 특수성에서 함께 갈 채널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이런 와중에 CJ E&M과 CGV가 분골쇄신해 온 점과 나름의 성과를 거둬 온 점은 특기할 만한 것이다. 최고 수뇌부 유고 상황에서 CJ그룹은 대규모 투자 및 기업 인수합병 영역에서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위의 두 회사를 위시한 문화업만큼은 의미있는 족적을 통해 고난의 행군 시기에 기업군 전반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효과를 거둬 왔다.   

CJ E&M의 경우, 콘텐츠의 해외 유통 플랫폼 확대를 위해서 유럽 최대 관련업체인 데일리모션과 협조하고, 중국 역시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쿠와 제휴하는 등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산업계의 시각을 종합하면 케이블티비사인 헬로비전을 매각함으로써 정체에 빠진 업종에서 발을 빼는 동시에 한층 정체성 강화에 나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의 2일자 보고서는 "K뷰티, K푸드 등 K컬쳐 성장성에 주목할 시기"라고 규정했다. 이어 "복합 문화공간인 푸드월드와 비비고, 투썸커피 등도 중국에서 매장을 확장하고 있어 향후 중국 등 해외 진출시 K푸드 확산 트렌드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CJ E&M은 이런 전 사업체들을 견인해야 하는 일을 CGV와 함께 모색해야 하는 터라 어깨가 앞으로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CGV의 경우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어서 해외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CJ E&M은 이런 CGV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화 된 한류 콘텐츠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시각이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 공산당 정책이 문화를 전체적으로 지배하고 통제하는 특수성이 있어(구글이 결국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사례를 생각해 보라) 일반적인 글로벌 시장 논리보다 정책적 기조에 대한 대응과 정무적 감각이 필요한 '고공(高空) 작업'의 중요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CGV 중국 진출 섹션은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지금은 연간 2000억원선 매출을 추산하는 효자 종목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망을 잘 활용해 특화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얹어 순환시키자는 것이 이 연구원 등의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중국 국무원 산하 신문출판광전총국이 매년 영화업 지원을 위한 정책과 자금을 내놓고 있으며 그 지원 하에 중국 스크린 전반이 확장되고 있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과거 한때 과도하게 불붙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열기를 냉각시키고자 일부 지역 당국 등이 정책적으로 우리 콘텐츠의 송출을 제한했던 것처럼, CGV에 대한 압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가능한 시기다.

스위스 금융업체 크레디트스위스가 최근 세계 부 보고서에서 중국 중산층의 규모가 미국의 그것을 추월했다고 밝히는 등 문화 수요에 대한 무궁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와중에 자칫 국수주의적 시장관리 정책에 밀려 손을 털거나 적어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CJ E&M이나 CGV 등도 이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다고 보인다. 양사가 신문출판광전총국 산하 영화국과 손잡고 '2015 중국 영화제'를 추진하는 등 현지화와 각종 관계 모색에 나서는 대목이 한 방증으로 읽힌다.

다만 정무적 추진과 협력의 필요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각 문화 관련 기업도 오너 행보 같은 후방 지원이 전혀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건강 문제가 있기는 하나 우선 영어의 신세만 면하더라도 공격적인 투자와 적극적 대외 이미지 행보로 적잖은 힘이 될 것이라는 아쉬움은 못난 계열사들에서만이 아니라 일당백의 능력을 가진 CJ E&M 등도 어쩔 수 없이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고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