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전액 민자로 건설되는 인천공항철도가 이용객이 거의 없어 개통 두 달 만에 요금인하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23일 공항철도(주)는 오는 25일부터 올해 말까지 현재 7900원인 인천공항철도 직통열차 운임을 61%가량 할인해 일반열차 수준인 310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인천공항철도가 민자로 건설되기 때문에 예상 수입의 90%를 채우지 못할 경우 적자분 전액을 정부가 지원하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칫 매년 수백억 원의 혈세가 들어갈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개통 당시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하루 이용객을 20만7000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맞춰 적자보전 내용을 담아 민자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하지만 23일 확인한 결과 인천공항 일일 평균 이용객은 공항철도 개통 당시인 3월 기준으로는 8만1304명(환승 제외), 4월은 8만825명으로 대략 8만 명에 불과했다. 3배정도 이용객 숫자를 부풀린 셈이다. 정확하게는 8만 명이 하루에 공항철도를 2.6회 가량 이용해야 적정 수입을 맞출 수 있다는 말이다.
이용객 과다 계산도 있지만, 인천공항철도가 승객이 저조한 주된 이유는 비싼 요금과 환승 불편 때문이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일반열차가 3100원, 직통열차는 7900원을 받고 있다. 각각 서울 지하철(1000원 기준)의 3배, 8배 수준인 것이다.
또 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은 1층 승강장에서 탑승장이 있는 3층까지 짐을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3개나 거쳐야 한다. 비싼 요금에 비해 이용이 불편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이용객은 두 달 동안 거의 늘지 않았다. 건교부에서 정확한 통계치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자세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일반열차 6량 282석의 평상시 승객이 약 53명(15%)정도라고 한다. 또 한 시간에 한 대꼴로 하루 17차례 운행하는 직통열차는 일반열차의 1/10수준인 6명 정도다. 일반·직통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열차가 텅 빈 채 운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건교부와 공항철도는 '특별할인'이라는 처방을 내린 것이다. 23일 공항철도 관계자는 “직통열차 이용률이 떨어진다. 운임이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12월까지 인하하기로 했다”며 이용객 저하를 시인했다.
건교부 역시 “직통열차 이용실적 미미하다. 승객들이 일부러 기다렸다 타는 수준이 아니어서 일반열차에 비해 1/10수준에 불과하다”며 같은 말을 하고 있다.
한편, 공항철도는 이번에 직통열차 할인 이외에 정기권·다량발매·계약수송 등 3종류의 할인제를 도입하고, 정기권(30일 이내 사용)은 공항 상주직원, 통근·통학 등 상시 이용객에게 15% 할인해준다. 다량발매 할인은 기업 등 단체에서 100만 원 이상 구매시 10%를 추가로 할인해 주고, 기업 등 단체수송이나 직통열차를 이벤트·관광열차로 운영할 경우 10~30%를 인하해 준다.
현재 공항철도는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에 한해 일반열차를 75% 할인해 주고, 만 6~12세 어린이에게 일반·직통열차를 50% 할인해 주고 있다.
한편, 건교부는 12월 이후 할인제 지속 시행에 대해 “아직 향후 계획은 없다. 다만 할인제 효과를 지켜보고 12월 이후에도 지속할지 기획예산처와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민자로 추진된 인천공항철도는 지난 3월23일 1단계 구간인 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을 먼저 개통했다. 2단계 김포공항~디지털미디어시티~홍대입구~공덕~서울역 구간은 2010년 개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