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대기업 방송 진출 및 무선지배력 전이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5일 안성준 LG유플러스 컨버지드홈사업부장(전무)은 '큐레이션 TV' 출시 간담회를 통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SK텔레콤의 인수 이후 인터넷TV(IPTV)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안 전무는 "인수합병 허가를 받게 된다는 전제 하에 말한 것 같은데 우리는 생각이 다르다"며 "미래부·방통위·공정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기간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면 정부의 승인 허가가 필요하다. 또, IPTV사업법에 따라 대주주 출자 변경 등 대주주 변경 때 재허가(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양사의 빅딜로 인해 유료방송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것에 대응해 정부 승인 때 강력한 기준을 내세워 줄 것을 요청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될 경우, 유료방송시장은 KT와 SK텔레콤 양강체제로 구축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인수 추진을 반대하는 여러 이유를 제시했다.
안 전무는 "케이블TV는 권역단위 사업 허가를 받은 방송사업자고 IPTV는 전국단위 방송사업자인데, 두 사업을 동일 법인에서 같이 운영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이 방송까지 다 하게 되는 것"이라며 "IPTV 사업자는 직접사용채널이 금지돼 있지만 케이블TV는 전국 23개 권역해서 직접사용채널을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안 전무는 "무선시장에서의 절대적 지위가 방송까지 전이될 수 있다"고 말을 보탰다.
무선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SK텔레콤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함에 따라 유선시장까지 시장 장악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인수 승인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뿐 아니라 KT도 이번 인수에 대해 유료방송산업 고사를 초래한다면서 반기를 들고 있다. 이에 정부가 인수를 승인하더라도 SK텔레콤이 시장 지배력을 넓힐 수 없도록 강력한 조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 인수를 결의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할 계획이다. 합병기일은 내년 4월1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