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생체모방 기술을 적용한 저소음∙고효율 팬이 국내 대학과 대기업간 협동 작업으로 개발됐다.
서울대학교 공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학 기계항공공학부의 최해천 교수·김주하 박사 등이 LG전자 연구진과 공동 작업을 진행한 끝에, 혹등고래와 조개의 생물학적 특징들을 모방한 저소음∙고효율 팬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5일 이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친환경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소음을 적게 발생시키면서 높은 효율을 가지는 에어컨 팬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적 업적을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에어컨 팬은 특성 상 팬 날개를 따라 복잡한 공기흐름이 발생하게 되며 이로 인해 소음이 증가하고 효율은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공동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혹등고래와 조개의 움직임에서 찾았다. 혹등고래는 몸길이 15m, 무게 약 30t의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슴지느러미 전단부의 독특한 혹 덕분에 재빠르게 기동할 수 있다. 조개 표면의 홈 구조는 포식자와 맞닥뜨렸을 때 빠르게 도망칠 수 있게 돕는다.
서울대 공대-LG전자 공동 연구팀이 이렇게 동물들의 특성을 모방한 장치를 에어컨 실외기 팬에 적용하면, 소음은 2dBA 줄이고 소비 전력도 10% 절약할 수 있는 신개념 생체모방 팬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5년 1월 국내 특허등록(등록번호: 10-1483340)까지 이미 얻어냈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LG전자의 고효율 1등급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슈퍼5'에도 적용되는 등 실무에 투입됐다.
서울대와 LG전자의 협업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지만, 미래창조과학부 지원 도약연구사업를 통해 서울대 연구진이 다수의 생체모방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밑거름이 되어 준 바도 특기할 만한 사안이다. 산학 연구 및 당국의 기초과학적 연구에 대한 꾸준한 지원을 통해 한국 기술력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미래부가 행정지도 등 직접적 개입으로 산업을 선도하거나 간섭하는 대신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발전에 촉진 도움을 주는 정도로 제한적이면서도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뉴거버넌스 시스템을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