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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자' 노리는 SKT 날개짓에 방통시장 '살얼음판'

견제 나선 KT·LGU+ "독점 확대"…설 곳 없는 케이블TV

최민지 기자 기자  2015.11.03 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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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이 방송·통신시장에서 '최강자'로 도약할 준비를 끝내자 방송·통신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무선시장 1위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비전 인수를 밝히며 방송·통신시장의 새 판이 가시화되자, 경쟁사들은 곧바로 긴장과 견제를 드러냈다. 

가장 먼저 반발한 곳은 직격탄을 맞는 KT다. 위성방송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와 인터넷TV(IPTV)인 올레tv를 통해 유료방송시장에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던 KT가 SK텔레콤에게 쫒기는 신세가 된 것.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하게 되면 양사의 총 가입자 수는 730여명으로 늘어난다. 유료방송시장에서 KT가 보유한 가입자 수는 849만여명이다.

KT는 이번 인수를 통해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유료방송 서비스로 이어지고, 방송의 공공성 훼손 및 유료방송산업 고사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SK그룹 영향력 내 알뜰폰 가입자가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알뜰폰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도 견제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SK텔레콤의 독점력이 유료방송시장까지 전이돼 공정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유료방송업계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힘을 더해준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 품에 들어간 만큼, 나머지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새 주인을 찾던 씨앤앰 매각도 불투명해졌다.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유료방송 업계 내부 통합은 정체 상황이었지만, 이번 인수 합병을 계기로 규모를 키우기 위한 유료방송사업자 간 통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해지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으나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자 자생적으로 통합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으니,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당연히 통합이 진행될 소지가 크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병 인가를 진행하는 정부가 칼자루를 쥐게 됐다. 기간통신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완료를 위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KT와 LG유플러스 등이 독점 사업자 등장에 따른 공정경쟁 저해를 내세우며 이번 인수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만큼, 미래부가 합병을 승인하더라도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소비자 피해 및 경쟁 균형을 고려하며 수위를 정해야 한다"며 "미디어 산업의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하면서 합병을 승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