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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에 슬리퍼 차림…" 관공서, 주말에 혈세도둑질

과도한 업무에 보상 부족한 현실 속에 '일부공무원 부정하게 수당 챙겨

나광운 기자 기자  2015.11.02 10: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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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방공무원들의 과중한 업무량에 의한 스트레스와 가족문화 파괴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공무원들의 시간 외 초과근무를 이용한 수당 고의 편취 사례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근무여건의 불합리한 조건과 낙도 등 어려운 근무환경이 꾸준히 제기되는 현실 속에 정원이 부족한 결원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과도한 업무량이 직원들의 개인생활은 물론 가정문화까지 파괴 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이러한 과중한 업무로 인해 평일 오전 시간 외 근무와 야간근무가 일상화 돼있고, 주말에도 사무실로 출근해 초과업무를 처리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공무원들의 주말과 공휴일을 이용한 부정한 수당 편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전남의 일부 지자체를 취재하는 기간 동안 토요일 오전에 실제로 부서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출근하는 공무원과 달리 시간을 도둑질하기 위해 출근체크만 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한 공무원은 오전 9시경 슬리퍼에 체육복 차림으로 출근해 인식기에 지문을 찍고 5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차량을 이용해 퇴청하는 과정이 목격됐고, 또 다른 사례로 출근 인식기에 체크하고 퇴청 후 오후에 퇴근 인식기에 체크하는 과정도 보였다. 

다른 취재과정에서는 오후에 출근해 운동(헬스장)을 2시간가량 하고 사무실에 들러 퇴근하는 사례도 목격이 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공직사회의 과중한 업무에 비례한 복지와 후생비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어려운 상황서 근무하는 대다수의 공무원과 달리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사익을 챙기는 사례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의 조치가 절실해 보인다.

공무원의 고의적인 수당 편취는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 형법으로도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는 사항으로 일부의 이 같은 부정으로 인한 공무원 조직의 부정적인 시각이 사회의 곱지 않은 비판으로 비춰질 수 있다.

과도한 업무처리를 위해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울며 겨자 먹기식 또는 공무원의 본분에 맞는 업무처리를 위해 가족과 개인의 시간을 희생하며 열심히 일하는 공직사회의 어려움에 응원과 함께 일부 소수의 비리로 인해 공무원 사회 전체의 이미지로 변질되는 시각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지방공무원의 수당과 관련하여 시간 외 근무는 1일 4시간에 월 57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해져 있어, 업무수행을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도 출근해 하루 8시간 이상 일을 하면서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의 어려운 여건을 아랑곳하지 않고 개인의 실속을 챙기고 있는 이탈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