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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수난 시대…가족에 선거에 '발목'

김무성, 둘째 사위 마약 사건·선친 친일 의혹·처남 서초갑 출마설로 '곤혹'

이금미 기자 기자  2015.10.30 17: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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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야 두 대표가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부동의 차기 대권주자이자 얼마 남지 않은 20대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두 사람의 앞길에 적신호가 켜진 것.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가족 문제에 발목이 잡힐 태세다. 얼마 전 둘째 사위의 과거 마약 투여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놓인 데 이어 최근엔 선친인 고(故)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친일 행적' 의혹이 불거졌다.

김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전의 선봉에 선 와중에 일부 역사단체를 중심으로 선친이 일제시대 일본의 군용기 생산을 위한 헌납 운동을 벌였다며 '친일·반민족 행위자'라고 주장한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나서 김 대표를 겨냥, '친일 후예'라고 지칭하면서 날을 세웠다.

대응을 자제하던 김 대표는 최근 친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낸 데 이어 29일에는 선친이 설립한 경북 포항의 영흥초등학교를 방문하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 더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처남의 출마 문제도 제기됐다. 5선 의원을 지낸 최치환 전 의원의 아들인 처남 최양호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이 내년 총선 서울 서초갑 출마를 결정하고, 김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스스로 '국민공천제'로 명명한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추진하면서 "전략공천은 없다"고 선을 그은 장본인인 탓에 여당 텃밭 지역에 얽힌 인척 출마설에 귀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다.

김 대표는 "어차피 경선해서 경쟁력있는 사람이 뽑히는 것이니 알아서 하라"고 일축했다고 하지만, 한나라당 안팎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문 대표는 또다시 '사퇴론'에 휩싸였다.

새정치연합 비주류는 10·28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문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초 초미니 선거여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비주류의 반발과 공세가 이어지자 "면목이 없다"며 몸을 낮추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4·29 재보선에 이어 대표 취임 이후 두 번째 치른 재보선마저 패배함에 따라 또다시 '사면초가'로 몰리는 형국이다.

비주류 조경태 의원은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죽어야 저승 맛을 알겠는가"라고 거세게 몰아붙이며 문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여러 비주류 의원이 잇따라 재보선 결과에 대한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혁신과 통합을 통한 수습을 다짐했다. 그러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은 많이 부족했다. 국민을 투표장으로 이끌 만큼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며 "우리 당을 더 혁신하고 더 단합해서 믿고 이기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회의 후 조 의원의 사퇴 요구에 대해 "못 들었다. 안에서 회의를 하고 있어서…"라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여야 대표 모두 취임 이후 좌절을 겪으면서도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선두권을 유지해왔다. 거듭된 위기에도 발군의 정치력으로 본인의 정치사를 새로 쓰고 있는 두 사람이 눈앞에 닥친 당장의 문제들을 떨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