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5.10.29 16:43:38
[프라임경제] 지난 10년간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투자비용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3년 매출액의 4.9%에 불과했던 제약사들의 평균 연구개발 비용이 2014년 8.3%까지 증가했다.
연이은 약가제도의 변화와 제네릭 시장의 한계 등 위기에 직면한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가 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진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종근당은 신약개발에서 두각을 보이는 제약기업 중 하나다. 제약업계 최고 수준인 22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량신약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24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 비용 연구개발 투자
지난 상반기 식약처에서 승인한 323건의 임상시험 중 종근당이 승인받은 임상은 모두 19건이다. 제약기업은 물론, 의료기관 등을 모두 합해도 종근당이 가장 많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신약 'CKD-519',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11101', 양성전립선비대증 치료 개량신약인 'CKD-397' 등이 새로운 임상 단계에 진입하며 신약,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등 여러 분야에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폭넓은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종근당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억원 이상 늘린 409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14.2%에 해당하는 비용으로, 종근당은 올해 말까지 매출액의 15%를 연구개발에 투입,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종근당의 신약개발이 목표하는 것은 단 하나,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을 만드는 데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신약을 개발해도 기존의 약효와 비슷한 제품을 만들면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올해 초약리안전실을 약리연구실과 비임상연구실로 확대 개편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 기능을 강화한 이유이기도 하다.
연구개발에 대한 종근당의 행보는 2003년 항암제 '캄토벨'과 2013년 당뇨병치료제 '듀비에' 두 개의 신약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순조롭게 임상 진행 중인 'CKD-732'가 가장 유력한 차기 신약 후보로 대두되고 있다.
CKD-732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기전의 고도비만치료제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KD-732가 개발에 성공하면 종근당은 국내에서 토종 신약 3개를 보유한 유일한 제약사에 이름을 올린다.
CKD-732는 2011년 3월 미국 제약 연구저널인 'R&D Directions'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혁신적 신약에 선정되는 등 향후 기대가 큰 세계적인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프래더-윌리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임상 결과는 최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신약 후보는?
아울러 종근당은 항암제 신약 캄토벨의 개발 경험을 확대해 신규 기전의 다양한 항암제 개발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차세대 항암제 'CKD-516'의 주사제에 대한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경구제에 대한 임상 1상을 시작했다.
CKD-516은 종양 내 이미 존재하는 혈관을 파괴해 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기전으로, 종양혈관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하기 때문에 종양세포에 대한 약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여러 항암제 및 항암요법과 병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경구제로의 개발은 동일기전 약물 중 세계 최초다.
이상지질혈증을적응증으로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CKD-519' 역시 주목될 만한 신약후보로 꼽힌다. 이 약물은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고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획기적인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또 하나의 후보물질로는 내년 임상 1상을 목표로 비임상이 진행 중인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CKD-506'이 있다.
이 물질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조절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작용 기전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이자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전의 CKD-506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로 2022년 약 190억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상품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