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 전 포털사이트 검색어와 스포츠뉴스에는 모 구단 A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A 선수의 여자친구가 A 선수의 다수의 여성과의 관계를 거론하며 평소 A 선수가 선배 선수 및 치어리더 등 다수의 인물을 비방하는 문자를 캡처한 사진을 SNS 매체에 장문의 설명과 함께 폭로한 것이다.
그 내용 안에는 A 선수가 욕한 모 구단 감독에 대한 욕설과 특정 선수의 사생활 폭로뿐 아니라 치어리더, 스포츠리포터 등 다수의 인물을 성적 모독‧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선수는 올해 초 본인의 성관계 사진을 본인 SNS 계정에 전체공개로 올렸다 지우는 해프닝도 벌인 바 있다.
이런 SNS와 관련된 이슈는 비단 이 한 선수만의 것이 아니었다.
지난 8월 경기 도중에 라커룸에서 SNS를 이용한 롯데자이언츠의 B 선수도 징계로 인해 2군으로 내려보내지기도 했다. B 선수는 특히 경기 중 한 여성의 계정을 '친구추가' 한 것이 확인되면서 네티즌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트위터는 인생의 시간낭비다"며 선수들의 SNS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는 공인인 프로스포츠선수에게 SNS는 매우 중요한 이슈의 매개체가 된다.
SNS는 현대에서 다양한 세대 간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이메일처럼 직접적인 1:1 구조의 소통이 아닌 1대 다수의 소통 공간으로 많은 사람과 일상을 공유하는 창구다.
엄연한 사회의 소통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기 때문에 일상과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은 잘못된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1:1 구조의 소통에도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SNS 상에서 더욱 더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선수들은 본인이 쓴 글이 사회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현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더 윤리적인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고, '사회적 공인'으로서의 책임감도 보여줘야 한다.
이는 그들이 훌륭한 선수여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이들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추구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적 의무감 같은 것이다.
선수를 육성할 때에는 실력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인성 또한 육성해야 한다.
한 야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야구가 엄청난 발전을 이뤘지만 정작 선수들의 의식 수준은 옛날과 별로 다를 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력만 좋은 선수는 절대로 존경받을 수 없다. 그런 선수는 언제나 가십거리를 몰고 다닐 뿐이다.
어려서부터 실력과 인성 모두 훌륭하게 육성된 선수는 어떤 일에도 바람직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것이며, 문제로 인해 화제를 일으킬 만한 행동 역시 하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예로 기성용 선수를 들 수 있겠다. 기 선수 역시 A 선수처럼 SNS를 통한 잘못된 소통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지만, 그가 단순 가십이 아닌 실력으로 주장이 되고 훌륭한 인성과 실력으로 동료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리더의 자리에 오른 후부터는 그에 대한 비난보다는 그에 대한 존경심이 담긴 응원이 더욱 많아졌다.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SNS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책임질 수 있는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이 아닌 일반인도 자신이 내뱉은 말에는 책임을 진다. 하지만 더욱 더 짊어질 것이 많은 공인이라면 자신의 말에는 확실하게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차라리 과묵하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 일 수 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역시 SNS 활동에 적극적이다. 그는 SNS로 그의 생활의 대부분을 공유한다. 하지만 그는 그가 책임질 수 없는 소통을 하지 않는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그는 그와 가까워지고 싶은 팬들을 위해 그의 일상을 나누고 그의 생각을 공유할 뿐, 사회적으로 편파적인 의견을 올리거나 팬들과 언쟁을 벌이지 않는다.
훌륭한 선수는 훌륭한 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들이 슈퍼스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월등한 실력에 더불어 모두를 감동시킬 수 있었던 인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스포츠 구단, 단체, 기관, 학교 등은 선수들에게 오로지 운동만 가르치기보다는 프로선수가 되어서도 언행과 인성이 올바른 성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도적으로 마련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국립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