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 직장인 A씨는 근무 중 동부화재 설계사 B씨로부터 보장성보험인 '무배당 내생애 든든종합보험 1509'의 가입 권유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근무 중이라 긴 통화를 할 수 없으니 상품 설명서 등을 보내주며 검토해보겠다"고 하고 통화를 끝냈다. A씨는 보험사에서 온 가입서류와 설명서를 받아보았지만 가입의사가 없어 다시 보험사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달 뒤 A씨는 통장에서 보험료가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됐고 보험사 문의했지만 B씨는 "당시 통화상으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며 A씨가 녹취파일을 요구하자 "원하면 계약을 해지해 주겠다"고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A씨는 "가입을 시켜놓고 이후 이해가 잘 된 것 같지 않으니 해지를 시켜주겠다는 것은 '일단 가입부터 해놓자'는 막무가내식 영업"이라고 지적했다.
동부화재의 황당한 TM(텔레마케팅) 영업이 논란이 되고 있다. 보통 TM영업의 경우 전화상으로 보험계약이 완료되지만 동부화재의 경우 기존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벌이며 우선 통화상으로 보험 가입을 완료한 뒤 추후 가입서류를 보내는 방식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보험가입을 한 대리점 측은 "가입자에게 전화 상으로 보험 내용을 설명하고 심사가 통과되면 가입이 되는 형태"라며 "가입자와 통화 후 바로 고객에게 가입 서류가 나가는 만큼 고객이 사인한 서류를 보내오면 이 것으로 법적효과가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류를 받아보고 보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15일 내 고객센터로 전화해 계약을 취소하면 보험료를 돌려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경우 통화 상으로 고객이 해당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알 수 없으며 A씨처럼 서류를 다시 보내지 않으면 보험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착각할 확률이 높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하기 쉬운 가입방법인 것이다.
특히 TM채널은 복잡한 금융상품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상품을 과장 설명해 판매하는 영업방식으로 불완전판매가 높은 상황이다.
동부화재의 경우에도 지난해 불완전판매비율은 0.35%로 TM의 경우 0.75%(2277건)로 홈쇼핑(0.83%, 1002건) 다음으로 불완전판매비율이 높았다. 불완전판매 건수는 설계사, 개인대리점, 법인대리점(방카) 등의 판매 채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군다나 대리점에서 영업을 한 '무배당 내생애 든든종합보험 1509'은 보장성보험으로 TM전용 상품이 아닌 만큼 고객이 서류만으로 상품을 이해하기에도 복잡한 상품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이 같은 영업 방식은 설계사와 TM의 중간 방식인 TC채널"이라며 "단순한 보험상품만 판매하는 TM채널에서 판매하지 못하는 보장성보험 등을 판매하는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객에게 추후 가입 서류를 보내 고객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문의할 수 있고 변심할 경우 15일내 취소하면 된다"고 말했다.
타 보험사 관계자는 "보통 TM계약을 체결했을 경우에는 고객과의 통화 녹취만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게 정상"이라며 "또한 전화 상으로 정상적으로 계약이 체결이 됐다면 따로 가입 서류를 보내는 경우는 장애인이나 통화가 어려운 노인 등을 제외하고는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TM채널과 설계사 영업이 혼합됐을 경우에도 전화 상으로 보험가입 의사를 묻고 향후 설계사가 찾아가는 형식이지 계약이 체결된 후 청약서를 보내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런 영업방식의 소비자만 혼란스럽게 하는 편법영업"이라며 "가입을 완료한 뒤 설명서와 청약서를 보내 또 다시 사인을 받으면 이후 고객이 보험내용을 잘못 이해했어도 청약서 사인 등으로 인해 불완전판매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TM채널도 현재 빠르고 과장된 설명으로 꾸준히 불완전판매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따로 청약서를 보내 고객에게 서명을 받는 방식은 가입 기준 시점 등에서도 고객만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