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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가로수 감 떨어질 때 되면, 어떻게?

김경태 기자 기자  2015.10.23 14: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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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깊어가는 가을, 도로 곳곳에서 단풍이 물든 가로수를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은행나무를 보면 가을 정취를 더욱 느끼곤 합니다.   

가로수는 과거 공해와 내한성 등을 고려해 비슷한 나무를 심었는데요. 현재는 지자체마다 특색을 살려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고 있는 추세입니다. 답답한 도심에서 가로수 정비가 잘 된 곳을 거닐다 보면 마음의 휴식을 얻기도 하죠. 


하지만 정비되지 않은 가로수를 보는 것 또한 공해일 수 있는데요. 얼마 전 신림동에 위치한 지인의 사무실을 찾아가던 중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로수를 만났습니다. 

바로 감나무였는데요. 감이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도로와 주차된 차량 곳곳에 울긋불긋 흔적을 남긴 것이죠. 뿐만 아니라 지나는 시민들의 머리 위로 잘 익은 감이 떨어지는 등 피해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인 셈이죠. 

지인은 "원래 다른 가로수가 있었는데 누군가 감나무를 기부하면서 심어진 것"이라며 "자치단체 소유물이기 때문에 감을 함부로 따갈 수 없을뿐더러 구청에서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최근 대구에서는 한 시민이 구청의 허락을 받고 은행을 줍다가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시민은 나중에 구청 측에서 해명을 해 줘 풀려났죠.  

자치단체 소유인 가로수의 열매를 함부로 채취하면 안 된다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가로수 열매를 따면 절도죄에 해당된다고 하네요. 또 떨어진 열매를 주워가면 점유이탈물 횡령죄라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신림동 주민들은 떨어진 감이 도로와 차량을 지저분하게 하는데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구청에 신고를 하고 수확하면 된다고 하지만 서울 도심 한가운데 심어져 매연에 찌든 감을 선뜻 따간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악구 공원녹지과 조경팀 관계자는 "안그래도 구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감을 수거하고 있다"면서 "수거된 감의 양이 많지 않고 매연으로 인해 기부하기도 좋지 않아 전량을 폐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감나무를 심었다"면서 "따로 수거하지는 않지만 민원이 제기되면 바로 조취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떨어진 감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데 대한 구청 측의 보상은 없다"고 하더군요.  

잘 익은 감이 하늘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감이 떨어질 시기가 되면 꼭 미리 관할 구청에 신고해 거둬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