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같은 모양의 자전거들이 여의도 인근 지하철역 한쪽에 열을 맞춰 서있습니다. 이 자전거들은 지난 15일부터 정식운영을 시작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인데요. 따릉이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공공자전거로, 서울 주요거점 △여의도 △신촌 △상암 △4대문 등 160여 대여소에서 교통카드와 스마트폰을 통해 대여·반납이 가능한 무인 대여 자전거입니다.
'따릉이'는 대중교통 환승 마일리지 체계가 적용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 정식운영 전부터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죠.
이 자전거는 현재 서울시에서 2000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이 중 절반을 넘는 1500대는 우리은행이 서울시금고 은행으로 '서울시금고 100주년'을 기념해 후원한 것들이기도 합니다.
우리은행과 서울시금고는 꽤나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시금고는 시가 운영하는 예산과 기금을 은행에 맡겨놓고, 필요할 때마다 인출해 사용하도록 만든 제도인데요. 시작은 1899년 우리나라 최초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 1915년 경성부(현재 서울시) 금고의 관리를 맡게 된 이후부터입니다.
당시 대한천일은행은 △조선상업은행 △한국상업은행 △한빛은행(한일은행 합병)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지금의 우리은행이 된 것입니다. 결국 우리은행이 올해로 100년째 서울시의 예산을 관리한 셈이죠.
하지만 서울시와 우리은행의 전속 계약이 100년 내내 순조롭지는 않았습니다. 시금고 지정을 두고 타은행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인데요.
금고 은행으로 지정되면 수십조원의 예산을 대출 재원으로 이용할 수 있고 해당 자치단체가 벌이는 사업에 파트너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죠. 게다가 자치단체 산하기관이나 소속 공무원 등 추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등 많은 이익도 자연스레 따라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는 우리은행이 85년간 시금고를 맡은 해인 1999년, 공개입찰제를 도입해 형평성에 무게를 더하기도 합니다. 당시 공개입찰에는 △한빛(우리) △한미(씨티은행 합병) △하나 △외환 △농협 5개 금융사가 참여했지만 금고지기의 교체는 없었습니다. 심사 항목 중 △서울시와의 협력 사업 추진 능력 △금고 운영의 수익성 △재무구조의 건전성 △지역주민 이용 편리성에서 타은행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결과였죠.
이후 2005년, 2010년 공개입찰이 진행됐지만 그때마다 우리은행은 매번 1위를 차지하며 시금고 관리임무를 맡았습니다. 또한 가장 최근에 있었던 서울시금고 공모는 지난해 3월, 우리은행이 또다시 계약을 따내 2018년까지 시금고 관리자리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당락 요인은 우리은행이 100년 금고지기의 경험과 서울 시내 470지점이라는 최다 점포 보유라는 강점을 내세우면서, 1조4000억원 규모의 서민금융을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심사에서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