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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생수시장 지각변동, 백두산 정기 담은 '백산수 신공장'을 가다

0.5ℓ·2ℓ 전용라인 분당 1650병 생산…공장 내 '철도 물류 시스템' 구축

전지현 기자 기자  2015.10.22 11: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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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위치한 연길(延吉)공항에서 차로 4시간. 옛 농촌 풍경을 연상시키는 논과 밭을 지나니 백두산자락 아래 해발 700m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내 푸른색 곡선무늬를 담은 양철지붕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가로 세로 각각 290m, 200m, 본관과 이어진 공장동 하나만도 축구장보다 크다. 인근 지역과 전혀 다른 최신식 건물로 보이는 이 공장동은 백두산 물결을 그대로 표현한 디자인으로 위엄을 드러내며 우뚝 서 있다.

입구에서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기차가 반쯤 공장 내부에 들어선 채 멈춰 있다. 겨울 평균기온 영하 25도에도 연중 하루 여섯 번씩 백두산 정기를 가득 실은 이 기차 컨테이너가 상해와 광주, 한국 등지로 쉼 없이 달린다는 설명이 귀에 꽂힌다. 

백산수 신공장은 약 30만㎡ 터에 공장동, 유틸리티동, 생활관 등 연면적 8만4000㎡ 규모로 건설됐다. 신공장 내 생산라인은 총 2개. 0.5ℓ와 2ℓ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전용라인'이다.

여러 크기 생수를 번갈아 생산하는 범용라인과는 생산속도와 물량에서 월등히 앞선다. 이 두 전용라인에서 분당 약 1650병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다.

연간 신공장 생산 가능 백산수는 최대 100만톤. 기존 생산량 25만톤까지 합치면 연간 125만톤 백산수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1위 제주삼다수 연간 추정 생산량 70만톤과 비교하면 압도적 수치다.

농심은 향후 백산수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3개 생산라인을 추가할 수 있는 공간을 공장 내에 확보했다.

농심 관계자는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으로부터 자연 용출되는 원수(原水) 중 하루에만 최대 2만톤을 백산수 공장으로 끌어올 수 있다"며 "향후 즉각적인 증설로 생산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5개 라인이 풀가동되면 연간 200만톤 이상을 생산, 에비앙 생산능력(6000톤/일)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년 기업 농심, 신성장동력 '물'이 이끈다

농심은 백두산에서 길어 올린 백산수로 글로벌 식음료업체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농심은 향후 100년 '먹거리 사업'으로 스위스 알프스, 러시아 코카서스와 함께 세계 3대 수원지로 평가받는 백두산의 '백산수'를 선택했다.

지난 1998년 제주삼다수 판매로 먹는샘물 사업 노하우를 쌓은 농심은 '독자적인 생수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2013년 10월 '백산수' 첫 생산을 실시하기까지 10여년간 연구를 거듭했다.

에비앙, 볼빅, 삼다수를 뛰어넘을 세계 최고의 수원지를 찾기 위해 지리산, 울릉도 등 전국 각지를 돌았고 멀게는 중국, 프랑스, 하와이까지 조사했다.

노력의 결실은 2006년, 백산수 수원지인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내 '내두천(奶頭泉)'에서 거뒀다. 아직 화산활동이 진행 중이 백두산은 살아있는 화산암반수를 머금고 있으며 백두산 천지의 풍부한 수량과 기온, 자연환경 등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농심은 내두천을 수원지로 정하고 3.7㎞ 떨어진 인근 얼다오바이허 지역에 새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내두천은 해발 670m 백두산 원시림에 있는 330㎡ 규모 용천(湧泉)으로 사시사철 6.5∼7℃를 유지하는 저온 천연화산암반수다.

백두산 천지로부터 수백만년 동안 화산암반층을 거치며 불순물이 자연 여과되고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이 넉넉히 녹아 든 천혜의 수원지. 실제 백산수 수질분석 결과, 천연 미네랄 성분이 균형있게 녹아 있고 세계적인 화산수들과 견줄 만큼 물맛과 수질이 뛰어나다.

◆최신 기술과 설비가 집약된 세계 최첨단 생수 공장

농심이 막대한 물량의 백산수 판매를 자신하는 데에는 백산수 신공장만이 보유한 '철도 기반 물류 시스템'이 있다. 신공장 건설 초기단계부터 중점을 두고 진행한 이 철도는 본래 이 지역 나무를 벌목한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됐던 중국 정부 소유였다.

농심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철도망을 통해 백산수를 공장에서 인근 역까지 이동시키면 나머지 구간은 중국 철도망을 이용한다.

국내에 들어오는 백산수는 중국 대련항까지 약 1000㎞를 이틀간 달려 이후 배편으로 평택항과 부산항으로 운송된다. 백두산 천지물 백산수가 7일 내로 국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 같은 물류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농심이 공장 운영기간 동안 사용하는 조건으로 중국 정부 소유 철도 운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농심이 보유한 철도는 공장 내부에서부터 백하역 인근까지 총 1.7㎞ 구간이다.

농심 백산수 신공장을 구성하는 생산설비는 세계 최고 장비를 갖췄다. 수원지로부터 흘러온 물을 여과하는 설비는 독일 펜테어(Pentair)사로부터 도입, 수원지와 공장을 잇는 3.7㎞ 송수관로를 거쳐 공장으로 유입되는 물에 대한 최종 여과작업을 수행한다.

백산수 페트 용기 제작은 캐나다 허스키(Husky)사가 맡아 생수병과 뚜껑(캡) 형태를 성형하는 사출 작업을 한다. 생수 생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충전·포장 설비는 독일 크로네스(Krones)사 제품이다.

흔히 보틀링(Bottling)이라고 하는, 물을 생수병에 담는 공정부터 라벨지 포장, 컨베이어 벨트 이송, 적재까지 대부분의 공정은 크로네스사 첨단 설비가 담당한다.

농심 관계자는 "수원지에서부터 출발한 물이 생수병에 담겨 물류창고에 적재, 출고되는 모든 과정이 세계 최첨단 설비에 의해 이뤄진다"며 "이러한 모든 공정을 공장 내 '중앙통제실'에서 초 단위로 관리를 해 품질은 물론 글로벌 생수로서의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