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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르노삼성, 갑작스런 희망퇴직 접수…왜?

생산·서비스직 책임급부터…"경력 개발 차원 창업·전직 지원하는 것"

노병우 기자 기자  2015.10.21 14: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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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수에서는 QM3로, 수출에서는 닛산 로그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가 지난 19일부터 생산 및 서비스 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의 경우 생산직은 P3~MP급, 서비스직은 S3~MS급에 해당하는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 르노삼성은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퇴직금과 별도로 30개월치의 급여를 추가 지급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무직도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르노삼성의 희망퇴직은 쉽게 말해 대리에서 과장급으로 진행되는 것인데, 이들은 회사에서 가장 중축적인 역할을 하는 인원들이다"라며 "그런데 이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실시한 '뉴 스타트 프로그램'의 경우 생산·정비직 고직급인 기장급(MP,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르노삼성이 '뉴 스타트 프로그램'을 마련했던 이유는 평균 근속기간이 20년 내외인 고참 직원 비중이 전체 직원 중 30%에 육박하는 등 현장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경우 2100명의 생산 및 관리직 직원 중 근속기간 20년이 넘는 과장급 이상 직원은 54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뉴 스타트 프로그램 접수 인력은 30여명에 불과했다.

당시 르노삼성 관계자는 "기장급 직원은 생산·정비 업무를 직접 하지는 않는 일종의 관리직인데, 기장급 직원의 증가로 르노그룹 내에서 고정비가 높아지는 등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이런 증가 추세를 해소하기 위해 인사제도 개편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르노삼성의 희망퇴직은 지난해와 다른 성격을 띄고 있는 모양새다. 사무직 대리에 해당하는 책임급(P3·S3)부터 접수를 받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노조 관계자들은 사측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닛산 로그를 생산하며 연 11만대 수출 물량을 확보했으며,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는 오는 2019년까지 생산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 자율합의 △호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동의하는 등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무분규 타결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르노 본사에서 배정하는 생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서다. 

더욱이 르노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송병무 르노삼성 인사본부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르노삼성을 정년퇴직 때까지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노사가 합심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과는 상반되는 만큼 노조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실시되는 희망퇴직 역시 지난해 실시된 뉴 스타트 프로그램과 동일하다"며 "생산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생산인력의 노령화로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일 뿐 생산직에 대한 편파적인 인사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비췄다.

이어 "희망자에 한해 지원을 하는 것인 만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것이지 인위적인 구조조정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경력 개발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