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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행사장에 정치인들 기싸움…촌노들의 분노

나광운 기자 기자  2015.10.21 11: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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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매년 10월2일은 경로효친 사상의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노인의 날로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한 정부 행사로 해마다 개최해 오다 지난 2000년부터는 노인 관련 단체의 자율 행사로 개최되고 있다.

각 지자체 소속의 노인회는 10월 한달 동안 노인의 날 행사로 가을 추수의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축하 공연과 함께 위안잔치의 흥겨움에 젖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간이다.

노인의 날 행사는 보통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경상보조금과 마을 단체의 후원금으로 개최되는 노인을 위한 마을 축제로 어른을 모시는 우리 고유의 경로효친 사상이 깊은 행사로 모두가 축하하고 참여하는 아름다운 축제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행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청객으로 참여해 불쑥 자신들의 치적 쌓기와 근거 없는 비방으로 몇십 분씩 단상에서 소리를 지르는 지방정치인들의 성토장으로 변질되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어 어르신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행사를 망치고 있다는 불만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은 도서지역으로 이뤄진 14개의 읍·면에서 지난 6일 지도읍을 시작으로 다음 달 10일까지 순차적으로 노인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개최된 행사 때마다 정치인들의 긴 시간 지나친 생색내기와 일부 행정에 대한 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4일 장산에서 개최된 행사에서는 지역구 의원이 일정을 이유로 행정선을 이용해 중간에 이동하는 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있어 지역민들의 비난을 사는 갑질 논란이 말썽을 산 가운데, 16일 도초면의 행사에서는 다른 의원이 단상에서 막말을 해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도초면 행사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새누리당 주영순 (비례)의원은 작심한 듯 "신안군은 전과가 판치고 있다"며 "신안이 지금까지 50년 동안에 허송세월로 보내는 동안에 전국에서 가장 못 사는 지역으로 변했다"고 말해 행사장의 분위기가 삭막해졌다.

이어서 "여기 도초면은 박우량 전 군수의 고향으로 박우량 군수가 일을 잘했다"며 "지금 우리 지역은 전과자들이 판치고 있으며 전과자들이 국회의원과 군수가 되는 바람에 군민들만 희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치인들의 지나친 행보로 노인의 날 행사가 그 의미를 잃고 행사가 끝나고 나면 불만의 목소만 남고 선관위 역시 그 발언 수위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신안군은 지역 어르신들의 행사장에 찾아와 분위기를 해치는 정치인들은 앞으로 축사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인들의 지나친 자기자랑과 상호 비방이 도를 넘어서고, 지역축제장을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을 방불케 하는 치적 쌓기는 결국 지역 민심을 사기는커녕 수준 이하의 정치력으로 낙인찍혀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축하만을 위한 참여가 될 수 있도록 자성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