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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칼럼] '비타민 덩어리' 키위의 조상 '참다래'

송준 칼럼니스트 기자  2015.10.19 08: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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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별곡(靑山別曲)'은 학창시절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유명한 고려가요다. 이 가요에 등장하는 '다래'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 먹던 제철과일이다.

다래는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서 자라던 낙엽 덩굴나무의 열매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자라는 식물의 일종이다.

그 야생종 중 하나인 '차이니즈 구즈(Chinese Gooseberry)'의 달콤새콤함에 반한 뉴질랜드 선교사가 이를 1904년 자신의 나라에 소개했고, 100년간 품종을 개량한 과일이 다름 아닌 '키위'다. 키위라고 하면 뉴질랜드를 먼저 떠올리지만 따지고 보면 키위는 아시아의 과일인 것이다.

그 생김새가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새를 닮았다 하여 키위라고 이름 붙여졌는데, 개량된 과일이 다시 우리나라로 넘어와 '양다래'라고도 불리다가 지구온난화로 제주, 전남, 경남 등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되면서 '참다래'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랜 기간 외국산 키위 품종을 들여와 재배하거나 과실을 수입 판매하면서 외국에 로열티를 지불했지만, 최근에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 된 토종 참다래들이 속속 등장, 오히려 해외에 로열티를 받으며 우리 참다래 품종을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국산 참다래 품종으로 제시골드(2002년 개발), 한라골드(2007년 개발) 그리고 최근 개발된 해금 등이 있다. 국내 자연환경에 적합한 참다래 품종들로 해외 키위 종자에 비해 열흘 정도 꽃을 일찍 피우며, 나무가 잘 자라고, 기형과가 없는 특징이 있다. 현재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수출하고 있으며 해외시장이 확대되는 중이다.
 
또한, 국내 참다래 품종 보급률도 증가했다. 2006년까지 0%였지만 지난해에는 20.7%까지 자급률을 끌어올렸다.
 
참다래에는 비타민C이 풍부하다. 감귤의 5배 이상이며 사과의 20배를 이상이라고 한다. 작은 참다래 한 알을 먹으면 사과 스무 개를 먹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바나나의 5배 이상인 식이섬유 펙틴은 변비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화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애티니딘도 풍부해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연육작용으로 불고기나 갈비를 잴 때도 쓰이며, 과식으로 이어지는 부담스러운 육류식사 후에 후식 과일로도 적합하다. 특히 참다래는 임산부에게 적극 권장되는데, 엽산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엽산이 부족하면 태아의 외신경과 척추신경을 형성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신 중 먹는 과일로 제격이다.

참다래를 고를 때에는 껍질에 윤기가 나고 모양이 어디 한군데 치우치지 않는 둥그스름하고 고른 것이 좋다. 손가락으로 눌러보았을 때 딱딱한 것 보다는 어느 정도 말라말랑 한 참다래가 제대로 익은 것으로 상온에 보관할 때에는 2~3일 정도 두고 먹으며 빨리 익혀 먹으려면 잘 익은 다른 과일과 함께 비닐봉지 혹은 밀폐용기에 함께 담아주면 후숙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송준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