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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형제 간 '끝없는 전쟁', 롯데의 또 다른 이름 '패륜'

전지현 기자 기자  2015.10.17 13: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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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신동주가 아버지를 복권시키고 패륜을 응징한다는 명분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장자승계가 원칙이라는 신격호 명분도 만만치 않다."-아이디 kis3***

# "패륜 신동빈은 한국역사상 없는 패륜 중 패륜이다. 천하에 저런 인간도 있구나."-아이디 ebbu****

롯데그룹 집안싸움이 추악한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가히 롯데의 또 다른 이름은 '패륜'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당초 롯데가(家) 형제전쟁은 일찌감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연내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더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또다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등에 업고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까지 공개하며 '언론 플레이'에 나서면서 형제전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파국을 몰고 올 태세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자리한 이 '집무실'은 어떤 곳인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70년간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셔틀경영'의 산실이었음에도 그 동선이 베일에 싸인 터라 특히 기자들에게는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비밀의 방이었다.

16일 오후 1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신동빈 회장에 통고문을 전달하는 것과 관련, 롯데그룹 사옥을 방문하는 동선까지 기자들에게 몸소 알려주며 취재를 요청하고 신동빈 회장 측으로부터 거부당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오후 4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공개하며 신 총괄회장의 "경영은 장남이 맡아야 한다"는 육성을 끄집어내어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오후 5시50분경, 이번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롯데그룹 측에서 갑작스런 의견 표명에 나설 것을 알리면서 기자들은 롯데호텔로 우르르 몰려갔다.

기자들은 16일 6시간 동안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롯데가 집안싸움, 이제 1년여가 되어간다. 하지만 언론에 패쇄적이던 그 롯데가 기자들을 동원해 제대로 '여론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은 '종합 선물세트'를 넘어 이젠 '소음 공해' 수준으로 비쳐진다.

이쯤 되자 국민들은 신동주-신동빈 형제전쟁을 두고 패륜이라 말한다.

아버지의 회장직을 빼앗고 아버지의 뜻을 거스른 신동빈 회장은 '패륜'을 저지른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94세 아버지를 자신이 놓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이리저리 이용하고 있다. 롯데가 두 왕자는 '불효자'와 다름없다.

국내 1위 기업 삼성의 충녕대군이었던 이건희 회장은 적어도 아버지를 쿠데타로 밀어내진 않았다. 국내 유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신격호 총괄회장, 숱한 불도저 경영으로 신화를 이룩한 그가 어쩌다 자식들의 싸움에 말려 이용당하는 신세가 됐을까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고령의 신 총괄회장은 "앞으로 10년, 20년 더 일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어쩌면 지금의 롯데가 패륜전쟁은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제와 같이 끝을 알 수 없는 신 총괄회장의 탐욕이 부른 결과일지도 모른다.

신동주-신동빈 형제 간 패륜전쟁으로 롯데에 대한 비호감은 커지고 있다. 수많은 롯데 관련 기사들에는 "롯데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도배를 이룬다.

국민들은 '돈 앞에 아비·형제도 없다'는 속설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