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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 3대 학회, 5개 업종 임금피크제 모델안 제시

금융·제약·조선·도소매·자동차부품 등 5개 업종 활용 가능

김경태 기자 기자  2015.10.16 09: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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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용노동분야 3대 학회인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가 15일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금융·제약 등 5개 업종의 '임금피크제 도입 모델안' 발표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임금피크제 도입 모델은은 업종별로 각 학회가 역할을 분담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제약업은 고용노사관계학회, 조선·도소매업은 인사조직학회, 자동차부품업은 인사관리학회가 맡았다.

특히 이번 모델안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에 따른 기업부담과 청년고용 위축 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학회 차원에서도 시급한 처방으로 임금피크제에 주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모델안은 업종별 경영환경과 고용현황 등을 고려하고, 실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사례 분석 등을 바탕으로 현장방문 및 면담, 전문가회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먼저 은행 등 금융업의 경우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이익률이 하락하는 추세로 이에 따른 인수합병, 지점 수 축소, 인력 구조조정 등이 계속 진행되는 상황이다. 

또한 금융업은 대표적인 고임금 업종으로 노무비 비중도 높아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 모델안을 연구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다운사이징,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단기적 비용조정은 산업의 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진다"며 "숙련인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업 임금피크제는 높은 연공성과 고임금 구조 등을 감안해 임금조정률은 높게 설정하되, 은행업과 기타 금융업으로 구분하고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제약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 2010년부터 산업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증가율을 보이는 등 시장 내 과당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고 기업규모 간 격차 확대와 수익성도 악화되는 추세다. 

또한 제약업의 경우 역시 금융업과 마찬가지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아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모델안을 연구한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약업은 중소업체의 난립과 상·하위업체 간 양극화 및 다국적 제약사들의 시장 잠식 가속화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건 비중도 매우 높아 미리부터 정년 연장에 대비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제약업은 노동시장에서 생산성 하락에 따른 통상적인 임금조정 수준과 기존 도입사례가 유사해 이를 토대로 제시됐다.

조선업은 낮은 선가, 해양플랜트 건조 지연 등으로 경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매출액증가율이나 영업이익은 최근 2∼3년 동안 계속 마이너스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제조업 특성상 근속년수가 길고, 평균연령도 높은 한편 전산업 대비 노무비 비중도 높아 경영환경과 맞물려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모델안을 연구한 조봉순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년 2분기 대형 3사의 손실액만 보더라도 현재 조선업은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라며 "이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업종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노사 간 양보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은 이미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대기업들과 협력사간 긴밀히 연계돼 있고, 인사노무관리방식도 영향을 받으므로 선도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기업상황에 맞게 설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 다음 도소매업은 저성장과 민간소비 위축 등으로 도소매업의 총자산증가나 매출액증가율도 최근 계속 감소하는 등 성장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모델안을 연구한 이강성 삼육대 경영학과 교수는 "도소매업의 경우 분야가 다양해 임금피크제도 다양한 유형을 보이고 있다"며 "제시되는 여러 유형을 참고해 기업 실정에 맞게끔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업종 특성상 저임금 계층에 대한 고려도 모델안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도소매업은 노동시장에서 생산성 하락에 따른 통상적인 임금조정 수준과 기존 도입사례가 유사해 이를 토대로 제시됐으며, 그 유형은 세부업종에 따라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마지막 자동차부품업은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외형적으로는 빠른 성장을 보여왔으나, 총자산이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2011년 이후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자동차부품업 역시 평균근속년수가 길고 노무비 비중이 높아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부담은 증가할 전망이나, 기업규모별로 편차는 큰 편이다.

모델안을 연구한 곽원준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차부품업은 완성차업체를 정점으로 중층적 협력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기업규모별로 근무여건 차이도 크다"며 "평균 근속기간이 길고 근로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자동차부품업은 업종 특성상 중소기업이 많은 점과 기존 도입사례 등을 고려해 제시됐다.

고용노사관계학회의 조준모 학회장(성균관대·경제학과)은 "궁극적으로는 정년연장에 따른 현재의 연공급 임금체계 개편이 지향점이지만, 단기적으로 임금피크제 등 완충장치가 필요하다"며 "이번 모델안은 동종업계 사례들과 함께 제시돼 개별 기업에 유용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자동차부품 등 장시간근로가 만연한 업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 필요성이 제시됐으며,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3대 학회와 민간 컨설팅기관, 고용노동부는 60세+ 정년 서포터즈 활동을 한층 활발히 펼치면서, 업종별 모델안을 참고해 맞춤형 컨설팅, 교육·상담 등 현장의 수요도 적극 지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