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브 뉴 9-5 에어로(이하 9-5 에어로)’는 한 마디로 ‘지상의 전투기’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고 힘을 가하는 순간, 전투기가 ‘마하(Mach)’의 벽을 뚫을 때처럼 몸이 순간적으로 뒤로 젖혀지면서 탁 튀어나갈 때의 짜릿함은 직접 느껴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다. 하지만, 단 한 번만이라도 경험해본다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쾌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브(SAAB)는 60여 년 전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만해도 전투기를 만들던 회사였다. 그래서 사브의 모델들엔 항공기 엔진의 터보차저 기술이 면면히 녹아 흐른다. 같은 스웨덴의 자동차 메이커인 볼보가 ‘안전’을 앞세우는 것과 달리 사브가 ‘스포티한 달리기’를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엔 이 같은 DNA가 작용한 듯하다.
사브의 최상급 모델인 9-5 에어로는 지난해 2월, 7년 만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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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은 이전의 정직한 직선형에서 벗어나 좀 더 날렵해졌다. 헤드램프 모양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좀 더 치켜 올라간 모습이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든 프로야구 선수처럼 파워풀해 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차 앞 부분을 가로지르도록 길게 늘어났고, 이는 헤드램프 유리 안의 그릴과 합쳐져 더욱 날렵해진 앞모습을 연출한다. 이 라디에이터 그릴은 앞 범퍼 하단 가운데 부분의 그릴과 연결돼 ‘V자’를 그리며, 아우디의 ‘싱글 프레임’ 못잖은 강렬함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이전 모델에서 앞 범퍼에서 뒤 범퍼까지 차를 빙 둘러 항상 눈에 거슬리던 블랙 컬러의 가니시가 앞, 뒤 범퍼에선 사라졌고, 보디에선 같은 컬러로 채색됐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차가 훨씬 크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사브의 전통적인 송곳형 스타일은 변함이 없었다. 그 덕에 옆모습이 마치 출격 깃발을 기다리는 전투기처럼 다이내믹했다. .
뒷모습을 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다. 머플러가 ‘트윈형’이 아닌 ‘싱글형’이란 사실이다. 가공할 파워와 스피드를 내재한 이 다이내믹 세단에 싱글 머플러는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 싶다.
차를 열고 운전석에 앉으니 스포츠카 타입의 버킷 시트가 몸을 잘 감싸오는 것이 격렬한 주행 준비를 마쳤음을 귀띔해주는 듯했다.
실내는 블랙 컬러 플라스틱이 중심이 된 가운데 인스트루먼트 패널, 내부 도어 핸들, 스티어링 휠, 도어 트림 등에 무광 알루미늄으로 포인트를 줘 미래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자가 9-5 에어로의 실내에서 특히 마음에 든 것은 센터페시아가 정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 방향으로 약간 틀어져 위치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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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스카이웨이에서 가진 코너링 테스트에서도 이 차는 전륜 구동(FF) 방식임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능수능란한 코너링 성능을 보여줬다.
고속주행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그러자 9-5 에어로의 2.3L 직렬 4기통 터보엔진과 5단 센트로닉(Sentronic)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이 절묘한 화음을 이루며,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폭발적인 ‘전투력’을 드러내보인다. 이전 모델 보다 출력이 10마력, 토크가 2.0kgm이 각각 늘어났다더니 역시 힘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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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는 까다로운 유럽 NCAP에서 충돌테스트에서 안전성 최고 등급(별 5개)를 전 모델이 받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브랜드다. 한 마디로 안전 보장을 받은 셈.
이 차 역시 EBD(전자식 제동력 분배 장치) 내장 ABS, TCS 통합형 ESP(전자식 자세 제어 프로그램), 적극적 머리 보호장치, 듀얼 프론트 에어백, 앞솨석 머리, 가슴부분 에어백 등으로 중무장했다.
특히. 사고 시 차 키에 무릎이 부딪쳐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키를 꽂는 시동 장치가 앞 좌석 사이 윈도우 개폐 스위치 앞에 놓인 점이 눈에 띈다.
후방 주차센서, 강수 시 와이퍼를 자동으로 움직여주는 빗물 센서, 헤드램프 워셔, 총 9개 스피커로 구성된 프레스티지 사운드 시스템, 뒤 차의 조명량에 따라 사이드 미러의 반사량을 자동 조절하는 사이드 미러, 냉장고 기능을 갖춘 글로브 박스, 야간 주행시 속도계를 제외한 모든 계기판 조명을 끌 수 있는 나이트 패널, 여름철 에어컨 바람이 에어 구멍을 통해 나오는 벤틸레이티드 스포츠 시트 등 편의 장치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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