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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노인의 날' 행사서 정치인 '생색내기 일색'

수백명 초청 노인들 박수부대 전락, 지역 정치인들 긴 시간 자기자랑에 불만 목소리

나광운 기자 기자  2015.10.07 14: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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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신안군이 6일부터 지도읍을 시작으로 '제19회 노인의 날 및 경로의 달' 행사를 시작한 가운데 행사의 의미와 달리 일부 지역 정치인들이 치적 쌓기에 많은 시간을 소비해 참석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날 지도읍 초등학교 대강당에서 개최된 노인의 날 행사에는 관내 노인 600여명이 참석, 식전행사로 생활개선회원들이 준비한 난타공연을 위시해 흥겨운 분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인사말에 나선 지역 국회의원들이 행사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성장과정과 친·인척의 인연 등을 거론하며 사전 선거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긴 시간을 사용해 참석한 노인들의 원성을 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윤석 의원(무안·신안, 새정치연합)은 국회 일정을 이유로 식전에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마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이어 인사말 순서에서 주영순 의원(비례, 새누리)은 "어르신들에게 먼저 큰절을 올리겠습니다"라며 "단상에서 큰절을 하고 정치인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먼저 자리를 뜬 이윤석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말로 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우리 지역이 50년 전과 똑같이 낙후되고 발전을 하지 못한 가운데 중앙정치에서 무시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된 발언에서 "여당의 힘으로 해제~지도 간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해야 하는데 말로 하는 정치로 그동안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물과 여당의 힘으로 해결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더불어 '내 여동생이 지도로 시집을 와 살고 있다'는 엉뚱한 얘기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노인정책을 적어와 읽는 등 15분간 자신의 자랑을 늘어놔 참석한 노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행사에 참석해 자신들의 얘기만 하고 훌쩍 떠나는 일부 정치인들의 이 같은 생색내기식 행사 진행으로 행사의 주인공인 어르신들은 결국 행사 뒷전에 밀려나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좁은 실내공간에서 긴 시간 동안 불편한 자세로 박수만 치는 들러리만 선다는 비난의 목소리에 정치인들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행사의 한 참석자는 "평소에는 얼굴도 보기 힘든 사람들이 노인들의 행사에 와 자신들의 선거운동도 아니고 1시간이 넘도록 자기자랑만 하는 것은 결국 노인들을 무시한 처사로 아주 불쾌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 더해 "행사를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했으면, 소개만 받고 목례로 인사만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행사 진행자는 "노인 수백 명을 모셔놓고 정치인들이 자기 생색내기와 입바른 소리로 긴 시간 노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결국 경로잔치가 선거 유세장이 아니냐"며 "앞으로 진행될 지역행사에서는 꼭 변화한 행사 진행으로 노인들의 잔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