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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우리은행의 성동조선 채권 이중플레이 눈감아

"우리은행 ABCP 반대매수대상 제외, 매월 차환 발행해 이자 걷기 여전"

이윤형 기자 기자  2015.10.05 14: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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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은행이 성동조선 채권은행협의회에서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 채권단에서 빠지겠다고 밝힌 가운데 보유한 파생채권으로는 꾸준히 고금리 이자를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많은 채권을 가진 수출입은행은 자금조달비용에도 못 미치는 1% 금리를 성동조선으로부터 받고 있었다.

5일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성동조선 실사보고서를 제출받아 살핀 결과, 성동조선이 지난 2008년 3월 1200억원의 ABCP(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해 특별목적 유동화회사(SPC, 현재 성동중공업제2차)를 통해 우리은행이 인수한 후 1~3개월마다 고금리 이자를 받아왔다.

지난 2010년 8월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이 우리은행에서 수출입은행으로 바뀌면서 우리은행은 성동조선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서를 체결했다.

이때 채권금융기관이 가진 대출과 보증, 파생채권까지 모두 채권 협약대상에 넣고 손익정산을 하기로 했으며 우리은행은 ABCP, B2B등 파생채권을 신고하지 않아 협약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지금까지도 채권단과는 별도로 파생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금리도 채권은행협의회에서 의결한 1%의 저금리와는 따로 당초 약정한 고금리를 계속 유지하는 상황이다.

성동조선이 소생할 가망을 낮게 보며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결손되는 부분은 대손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ABCP만은 반대매수대상에 넣지 않은 채 매월 초마다 차환발행하면서 이자를 챙겨 이중플레이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 의원은 "채권단에서 과반수 의결권을 가진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해온 데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ABCP에 대해 채권단의 무담보채권보다 우선변제권을 준 데 이어 최근에는 온렌딩 대출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우리은행만 단독 선정해 저금리 자금 지원으로 0.94% 금리마진을 얻도록 혜택을 주는 등 수출입은행이 우리은행에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별개로 심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채권금융기관협의회 부의안건상 이자율 조정내역'을 보면,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에 지난 5월 신규자금을 대출하면서 채권은행협의회에서 단독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다른 채권은행들을 설득해 1% 금리를 집행했다.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금리는 2% 후반에서 3%대로, 수출입은행도 우리은행에 최근 온렌딩 대출자금을 지원하면서 1.94% 금리를 적용한 바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1.5%고 CD 91일물 금리도 1.64%인 만큼 성동조선에 집행한 1% 금리는 자금조달비용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이기도 한데 신규대출에 4% 금리를 적용하는 것과 비교해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출입은행은 지난 7월에 정부 출자금으로 1000억원의 추경예산을 달라고 요구해 750억원이 승인된 바 있다.

심 의원은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힌 기업에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하락을 감수하고 적자 금리로 자금을 내어주면서 국민 혈세를 출자금으로 채워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럴 해저드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출입은행의 최대주주는 국민이고 수은이 특정 시중은행에 특혜를 주고 특정 기업을 위해 손실을 보는 것은 대주주인 국민에 대한 배임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국민에 대한 좀 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