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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성장 '체크카드' 주춤…소득공제 혜택 한계?

결제액 비중 꾸준히 증가…카드사 수익성엔 악영향

이지숙 기자 기자  2015.10.01 17: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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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체크카드 시장이 성숙기에 가까워지며 성장률이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체크카드 시장은 정부의 권장 정책과 카드사의 다양한 상품 개발에 힘입어 이용금액이 연 130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나 최근 지속적인 소득공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이다.   

체크카드는 결제 기능을 하면서도 신용 리스크가 없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소비 진작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난 10여년간 이용 유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2005년 8조원 수준에서 2014년 약 113조원으로 급성장했으며 올해는 약 130조원, 내년에는 140조원을 초과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체크카드 이용금액의 성장률이 매년 감소 추세를 나타내 소득공제 혜택에 의한 이용 증대 효과가 사실상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2015년 8월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8월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42조2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8.9%,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11조4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5.7% 증가했다.

신용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이 전년동월대비 2.7%포인트 상승한 반면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4.5%포인트 하락했다.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2014년 상반기에 20%대를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9월 이후 10%대로 하락한 상태다.

평균결제금액 또한 감소했다. 8월 신용카드 평균결제금액은 5만5623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4% 감소했으며 체크카드 평균결제금액은 2만4542원으로 전년동월대비 4.9% 감소했다.

그러나 2014년 1분기 체크카드가 9813만장으로 사상 처음 신용카드(9540만장)을 초과한 뒤 최근 그 격차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탑재한 체크카드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도한 체크카드 부가서비스 강화 경쟁이 카드사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각 카드사별로 혜택이 강화된 체크카드를 출시함에 따라 부가서비스 수준이 상향 평준화돼 업계 공통적인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정훈 KB금융지주연구소 연구위원은 "체크카드의 경우 신용공여 및 리스크가 없어 가맹점 수수료도 신용카드보다 낮게 책정돼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7년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이원화되고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전면 인하됐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은 감소하고 부가서비스 등 비용은 증가해 체크카드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대기업 계열 전업카드사와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운용 전략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에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자 발급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삼성, 현대, 롯데카드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각 1조원 안팎으로, 연간 20조원대인 은행계 카드사(KB국민카드, 신한카드)와 대조를 이룬다.

정 연구위원은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이용 고객의 평균적인 은행 수익성과 수신 계좌 잔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체크카드 발급에 적극적이지만,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에서 유발되는 이익을 흡수할 은행 부문이 없어 발급에 소극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