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손걸레질 중국기아차…억대연봉 적다는 현대차

임혜현 기자 기자  2015.10.01 10:40:5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글로벌 카메이커 현대자동차가 다시금 격랑에 휘말릴 전망입니다. 폭스바겐 연비 계산장치 사기 사건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현대차 입장에서는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을' 신바람이 났을 법한데, 사정은 오히려 뒤로 가는 양상입니다.

바로 파업 상황 때문인데요. 현대차 노동조합은 추석 연휴 전인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을 진행했습니다. 23일은 4시간, 24일과 25일은 6시간 파업을 진행했지요. 이로써 차량으로 따지면 1만800여대, 2200여억원어치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사측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첩첩산중 상황은 노조 집행부 임기 문제, 이로 인한 '연내 임단협 교섭 타결 불가능' 우려입니다. 9월말로 노조 집행부 임기가 끝났거든요. 지금 노조는 그나마 온건파로 분류되는 축이었는데 어떤 노조 집행부가 새로 들어서는가에 따라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고요.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새 집행부 꾸리기에 시간이 제법 소요될 것인데, 자칫 임단협 매듭을 연말까지 못 짓고 대결 구도로 길게 갈 가능성마저 일각에서는 점치고 있습니다.

사측은 지금까지 기본급 8만1000원 인상, 성과급 400% + 300만원 + 무파업시 주식20주 지급 등을 제시했는데요. 한편 노조에서는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에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바라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공장 신·증설 검토를 통해 사실상 외국 현지 생산 인력 고용을 막자는'일자리 굳히기' 카드를 내밀었죠.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잠시 눈을 돌려, 제1회 중한일 산업박람회 공식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22일 장면을 볼까요.

북경에서 파견나온 직원들이 북경현대차와 기아차 부스들을 꾸리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밀려들어올 외국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현대차 부스는 아무래도 좀 넉넉한 모습, 나쁘게 말하면 본국 사정이 파업 선언을 하는가 하는 기로에 선 폭풍 전야였으니(결국 23일 파업 선언) 뭔가 좀 초점이 안 맞는 분위기였고요. 심지어 결국 다음날엔 손님들이 부스를 찾아 북적이는 와중에도 휴게실 정수기에 물통도 안 꽂아놓은 채 설렁설렁 일하는 지경에 이르렀었지요.

그런 한편 기아차 직원들은 D-1에 정성껏 전시용 차체에 손걸레질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도 능숙하게 혹은 공들여 걸레질을 치는 모습에 본국에서 파견나온 한국인 직원이지 싶어 나중에 이리저리 알아봤으나, 박람회 부스에 나와 있던 사람들은 모두 현지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중국법인 채용 중국 직원이든, 본국에서 지원나온 한국인 직원이든 간에 대학 나와서 글로벌 기업에 입사했는데 부스에서 아르바이트 나온 도우미 아가씨들하고 걸레질하는 게 선뜻 내키진 않았을 법도 한데, 무척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 인물 중에 신발 정리를 하다 출세를 한 자도 있다고 하고, 그 고사에서 유래해 "신발 정리를 맡기거든 세상에서 가장 신발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 돼라, 그러면 세상은 너를 신발 정리하는 자리에만 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합니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도 좋고 노조 활동도 좋으나, 자기 계열회사의 저런 모습은 좀 배웠으면 합니다. 국내 공장을 늘려 사실상 평생 고용 보장을 주장하는 것은, 자기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저녁 늦게까지 공들여 닦을 마음이 있는 저런 외국인 직원들을 만날 기회를 사측으로부터 영원히 뺏겠다는 너무도 잔인한 처사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