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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자발적 근무, 야근 아니다"

장하나 의원 "장시간 근로 부추기는 포괄임금제 규제해야"

김경태 기자 기자  2015.10.01 08: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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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다수의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야근을 하면서도 야근수당이나 특근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환경노동위원회)은 이번 국정감사 준비과정에서 금융권 노동사건을 조사하던 중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소정근무시간 이외에 근무한 경우에는 가산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처리한 사실을 찾아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논리를 따르면, 대다수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돈 못 받는 자발적 야근을 스스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장 의원은 "이번 사건처리사례의 시사점은 고용노동부가 만연한 장시간근로와 포괄임금제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당 자업장의 경우 △기본연봉 대비 성과급비율이 매우 높은 점 △직원간 100% 상대평가 △성과평가결과를 승진평가에 그대로 반영인 인사관리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들의 진짜 '자발적 근무'를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을 따지지 않고, 매월 고정적인 월정액의 초과근로수당항목을 지급하거나 기본급등에 초과근로수당이 포함돼 있는 형태로 지급되는 임금 산정방식이다. 이런 포괄임금제는 초과근로를 측정하기 어려운 사업장에서만 예외적으로 사용되록 한 것이다. 

해당 사업장은 월 2~30시간의 연장근로를 포괄임금제로 의무화시켜놨고, 출퇴근시간은 기록하지 않는 등 연봉제 확산으로 실제 일한 만큼 연장·야간 근로수당 등을 주지 않기 위해 포괄임금제를 악용하고 있었다. 

이런 포괄임금제가 더욱 확산될 경우 초과근로수당이 이미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장시간근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거나 초과근로수당이 이미 포함된 연봉총액을 '고액연봉'이라고 부르게 되는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기형적 임금체계는 노동시간단축의 가장 큰 걸림돌이자 직장인들에 대한 '월급 도둑질' 대표사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상사에 대한 상대평가로 성과급이 차등되는 현실에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대부분 칼퇴근은 커녕 눈치야근중인데, 고용노동부의 '돈 못받는 자발적 야근논리'는 직장인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며 "국정감사 이후라도 이와 유사한 사례를 더욱 조사해 고용노동부의 무성의한 행정을 철저히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근로감독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포괄임금제의 폐해와 근로시간수 측정이 근로지도 행정에 꼭 필요한 요소임을 알고 있었다"며 "고용노동부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이제부터라도 전국적인 포괄임금제 및 장시간근로에 대한 임금미지급 실태 파악에 나서 근절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장 의원은 "결국 일한만큼 정당하게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정답"이라며 "현재 '출퇴근시간기록의무제'도입 및 '포괄임금계약 제한'을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로, 국정감사 이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향후 관련제도 개선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