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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은 창조경제 결집체 선박금융 포기?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9.30 09: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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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2분기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때문이다. 

저유가 상황에서 인도 지연이 발생해 손실이 커졌지만 근시안적 견해로 해양플랜트 시장을 아예 놓아버리자는 방향에 맞춰 얘기가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것. 

이런 만큼 향후 우리 산업 발전의 근육 하나를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업계 외부에서도 걱정이 적지 않다.

한편 같은 회사가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다. 이 회사가 덴마크에서 컨터이너선들을 다수 발주받았는데,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구실 삼아 선수금 900억원 중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러 이슈들과 맞물려 한국선급과 한국해양대학교가 함께 내달 중순 부산에서 열 '코마린 컨퍼런스 2015(KORMARINE CONFERENCE 2015)'가 대비를 이룬다.

이 자리에서 각국 관계자들이 해운과 조선, 선박설비나 선급 등은 물론 관련 금융에 이르기까지 수준 높은 토론과 정보 교환을 통해 세계 경제 회복은 물론 자국 이익 도모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산시가 선박·해양 분야 글로벌 금융기관인 독일 HSH 노드 뱅크를 유치하는 문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일말의 안타까움을 낳는다.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키우고, 특히 부산 문현은 선박금융 중심지로 특화하자는 이야기가 나온지도 벌써 오래 전이다.

그런데 다양성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외국 금융기구를 유치하는 게 아니라 국내 금융기관들이 관련 전문가들을 제때 키우지 못해 부득이 외국 금융권의 손을 빌려야 하는 처지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마치 비싼 물건을 수출한다고 우쭐대지만, 껍질을 뜯으면 외산부품 일색인 경우와 흡사하달까?

이런 상황에서 우리 선박 수주 실적을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그래도 해양플랜트를 놓을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온다. 불황으로 상선 수주만 해서는 도저히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저금리 기조로 편하게 앉아서 이자 챙겨 수익을 얻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더욱이 소상공인들은 이미 한계 상황에 달했고 가계 대출은 불안 상태로 연명 중이라 더 이상 여기 돈을 굴릴 수도 없다.

그러니, 해양플랜트 같은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어 보는 문제에 산업계와 은행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데, 과거 SLS조선 사건 같은 사법부의 경직된 문제 해석 때문에 일찍이 은행권의 전문성 축적 노력과 모험정신이 거세당한 바 있다. 이제라도 창조경제의 집결체라 할 수 있는 선박금융 문제를 다시 부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