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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선희 퍼니피플 대표 "IT아웃소싱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검증된 인재 공급…재하도급·가격경쟁 지양해 선순환 구조 정립

추민선 기자 기자  2015.09.25 14: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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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IT업계는 1년에 두 번 보릿고개가 존재합니다. 프로젝트가 몰리는 시기가 지나면 프리랜서 개발자들은 일거리가 없기 때문이죠. 퍼니피플은 이러한 유휴 우수인력들이 지속적으로 근무를 이어나가도록 지원하는 역할과 동시에 사용사에 검증된 인력을 공급함으로써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윤선희 퍼니피플 대표의 말이다. 퍼니피플은 기업명처럼 즐거운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기 위해 탄생한 IT인력 아웃소싱 기업이다.

윤 대표는 IT업계에 10여년간 개발자로 근무하다 IT인력 아웃소싱의 과도한 하도급 관계를 개선하고 개발자들이 정당한 보수와 처우를 보장받을 수 있는 건전한 IT시장을 만들고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실제 프리랜서 개발자가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까지 최소 8단계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프리랜서 개발자들은 정당한 급여를 보장받기 힘든 상황이다. 몇 년전 한 개발자는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발주사에게는 프로젝트에 맞는 인재를 제공하고, 수행사에게 불필요한 영업지출 감소와 과도한 경쟁을 최소화해 건전한 IT아웃소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윤 대표를 만나 IT시장의 고질적인 인력채용 문제점과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IT 막노동 시장'…6만명 프리랜서 고용불안

윤 대표에 따르면 국내 IT 개발자 및 프리랜서는 6만명에 달하고 있지만, 기업의 프로젝트 성공률은 20%에 불과하다.

이는 T강국을 내세우며 직업학교 등과 민간 교육기관에서 IT인재 양성 활성화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IT 인력을 대거 양성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IT기술 인재 양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양성에 집중하기보다 학생수 채우기에 급급한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결국 경험이 부족한 개발자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단순 IT인력만을 공급하는 아웃소싱기업들은 발주사와 프리랜서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는다. 일례로 6개월 프로젝트에 투입될 경우 6개월간 꾸준히 알선료 명목으로 각 10~30%의 수입을 챙길 수 있다. 

일단 인력만 공급하면 프로젝트 완성도에 대한 패널티가 없기 때문에 아웃소싱기업들은 실력이 부족한 프리랜서도 이력서와 경력 등을 부풀려 발주사에 공급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 역시 20%대의 저조한 프로젝트 완성률을 보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IT산업의 8단계가 넘는 재하도급도 고질적인 문제로 작용하면서 프리랜서들은 합당한 급여와 처우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전반적인 IT시장의 구조적문제로 지적된다. 윤 대표는 "하루에 100개의 IT아웃소싱기업이 설립되고, 100개의 기업이 문을 닫는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며 "이같이 부풀려진 시장에 살아남기 위해 아웃소싱기업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가격"이고 지적했다.

1000만원 프로젝트를 발주사가 제안하면 한 아웃소싱업체가 700만원에 가져온다. 하지만 수익구조가 불안하다 보니 더 낮은 가격으로 재하청을 주게 되고, 재하청 업체는 더 작은 소규모 업체에게 재하청 방식으로 넘긴다.

당연히 프로젝트 비용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고, 가장 타격을 받는 업체는 30인 미만 소규모업체에 집중된다.

30인 미만 소규모 업체는 발주사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기엔 레퍼런스나 영업력이 부족해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수익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위해 적은 금액으로 인력을 공급함으로써 개발자의 인건비는 처참할 정도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발주사·수행사 모두 윈-윈하는 플랫폼 제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공급기업과 프리랜서 모두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퍼니피플은 새로운 인재공급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퍼니피플은 가격경쟁이 아닌 가치경쟁을 지향하는 기업 간 인재아웃소싱 중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검증된 인력을 공급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

윤 대표는 "퍼니피플은 수행사와 발주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기업 간 인재공유 플랫폼 서비스"라며 "아웃소싱기업에 등록된 프리랜서의 실력을 퍼니피플의 자체 검증 시스템을 거쳐 발주사에 공급함으로써 프로젝트 완성도를 높이고, 프리랜서들이 실력에 맞는 합당한 급여를 받도록 유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프로젝트 수행은 가격경쟁이 아닌 가치 경쟁"이라며 "프로젝트의 성공은 결국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고 덧붙였다.

퍼니피플은 검증된 최적의 인재를 모아 한 번에 계약할 수 있는 프로젝트 전문업체 선택 채널을 지향한다. 때문에 8단계 이상 거치는 재하도급 과정을 없애 과도한 수수료 및 기업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실제 퍼니피플은 운영에 필요한 최소 4%의 수수료만 받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윤 대표는 "퍼니피플의 플랫폼 서비스는 믿을 수 있는 업체의 최적 인재를 선택할 수 있고, 인재 검색부터 수행비용 확인까지 예산에 맞춰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정이자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웃소싱기업은 회사의 유휴인력을 공개해 가장 빠르게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강력한 영업채널을 제공받고, 제안 입찰 참여로 인한 비용손실 없이 인력별 투입비용 제시로 적정 비용이 책정 가능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업체 간 가격경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IT개발자, 전문직종인으로 인정받길 희망"

지난달 퍼니피플은 프리랜서 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프리랜서 협동조합은 150명의 인력정보를 퍼니피플에 제공하고, 퍼니피플은 이들에 대한 검증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양사는 검증된 인원에 대한 인력풀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업계의 참여도 유도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IT종사자들이 전문 직종에 포함되길 희망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검증된 IT인력들은 고급 인재들이죠. 정부 역시 IT강국임을 강조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관리에 대해서는 무관심합니다. 의사, 변호사처럼 IT인력들도 전문가 직종에 포함돼 이들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길 희망합니다."

퍼니피플의 새로운 플랫폼 방식에 대해 처음 업계의 반응은 냉담했던 게 사실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본인들이 할 수 없지만 원하는 서비스라라고 평가하기 시작했고, 퍼니피플은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퍼니피플은 계속해서 IT시장의 변화를 이끌어간다는 의지로 전력질주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마지막으로 "IT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발주사와 수행사 모두 노력해야 한다"면서 "발주사는 가격에 치중하기보다 프로젝트 성공률을 높이는 방안에 중점을 둬야 하고, 수행사는 주먹구구식 인력 보내기가 아닌 검증된 인력을 공급함으로써 업계 스스로 신뢰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