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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사업에도 '대국굴기' 中…한국의 살 길은?

웨이팡=임혜현 기자 기자  2015.09.24 08: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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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국-한국-일본의 우호를 다짐하면서, 우리 웨이팡시가 바로 교류협력의 '파일럿(시제품 시험을 의미하기도 함) 시티'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중국국제상회와 한국무역협회 등이 공동주최 형식으로 연 제1회 중한일 산업박람회는 리수진 웨이팡 시장을 위시한 산둥성 현지 관계자들의 자부심으로 점철된 자리였다.

중국에서 과거 산동성은 큰 물산이 없고 농사로 먹고 살 만한 자족적인 여건이 안 되는 지역이었다. 그래서 타지에 나가 요리사 노릇을 하는 이들 중에 산동 사람이 많았고(지금도 요리계에 북경 관화 대신 산둥말이 많이 남아 있는 이유가 이것), 곳곳에 나가 힘을 팔고 좌판을 열고 더러는 외국까지 나가 운을 시험하기도 했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 화교 중에도 산둥성 출신이 많았다.

근래에는 바다를 낀 입지가 무역 등에 적합하다고 각광을 받으면서 살림이 좋아졌고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시너지 효과를 올리게 됐다. 그런 산동성이 근래에는 고민이 깊다.

중앙정부 당국이 세계의 비판적 시선을 애써 무시하면서 환율 조정에 나선 것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경제 사정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 원래 북경 올림픽 '직후' 막바로 중국 경제는 '경착륙'을 할 것이라는 서방의 관측은 오래도록 따돌리며 쾌속 질주를 해 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 대단한 성과에도 이젠 성장 둔화와 함께 부동산 개발을 통한 경기부양 카드도 이제 완급 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렇게 글로벌 상황에 대응하면서 수출 촉진을 '환율전쟁'으로 어느 정도 끌어 나가고는 싶지만, 미국 등의 견제로 이것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내수 진작 등으로 방점을 옮겨 찍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산동성이 근래 웨이팡에 중국 통틀어 몇 없는 보세구 설치를 중앙 당국과 협의해 성공시켜 내는 등 내수와 수출 모두의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보려는 일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상황의 변화 국면에서 자신들의 중국 내 입지와 위상을 확고히 하려면 컨벤션 산업과 보세 관리를 통한 내수의 신규 촉진, 외국 바이어들을 자국 내 인터넷 상거래 등과 만나게 해 주는 창조경제 등이 답이라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 바로 이번 중한일 산업박람회장. 당초 대만과 산둥성의 교류 행사를 1년에 한번 치르는 용도로 사용되는 정도였으나, 이미 언젠가 국제 컨벤션업에 활용해 보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은 티가 역력하다.

실제로 이번에 4000여 업체가 참여하는 행사 무대로 가동해 보면서 아시아의 대표 컨벤션업 중심지인 홍콩 등의 파이를 빼앗아 올 준비운동에 들어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경기도 고양시가 일산 킨텍스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지만 주변 숙소 부족 문제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등 아직 본격화와는 거리가 먼 상황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같은 경기 지역인 구리시는 외교관 출신인 박영순 시장이 글로벌디자인시티라는 거대한 사업을 구상 및 유치, 미국 등에서 다양한 투자 재원이 정식 허가만 떨어지면 들어올 준비를 마친 상황이나 행정자치부 중앙투자심의위원회의 모호한 태도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하나의 성, 그 중에 일개 중간급 도시가 몸을 푸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무역 행사가 바로 가능한 중국식 컨벤션 도전이 도광양회 단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대국굴기에 돌입하기 전에 한국의 선점과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같은 창조경제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어느 영역이고 간에 이제 중국 추격을 따돌릴 시도를 해 볼 마지막 골든타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는 박람회 현장에 나온 한국 기업체들의 장탄식에 섞여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