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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이미지 나쁜 금수저, 호텔 이미지 세운 금수장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9.23 17: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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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존하는 민영호텔 중 한국 첫 호텔 '금수장호텔'.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1950년대 대한민국 서울의 수많은 방문객이 사진 속 저 문을 통해 한국에서의 첫날밤을 맞았죠. 

1955년 10월1일 탄생한 '금수장 호텔'은 초반 아담한 2층 가옥에 단 19개 객실로 '여관'에 불과했던 작은 규모에서 탈피해 60년 뒤 전국 주요 6개 도시에 17개 호텔을 운영하는 호텔 전문 그룹으로 성장합니다.

'금수장 호텔' 초석을 다졌던 故 서현수 회장은 대구에서 처삼촌이 운영하던 고급 여관 '식도원'을 통해 숙박업계에 처음 눈을 뜨죠.

식도원은 서 회장에게 '숙박업도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우며 국내 최고 호텔로 성장시키겠다는 꿈을 키워줍니다. 그가 '금수장 여관'이 아닌 '금수장 호텔'로 명명한 이유 역시 여기 있었죠.

그러나 1960년대 중반, 한국에 외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금수장 호텔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합니다. 한국식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어 외국인이 쉽게 찾고 오래 기억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대사(大使)라는 뜻을 지닌 '앰배서더(Ambassador)'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름이자 전화번호부 영문판 맨 앞에 상호를 넣을 수 있는 매력적인 이름이었습니다.

이렇게 1965년 '금수장 호텔'은 앰배서더로 이름을 바꾸고 1966년과 1978년 증축공사로 450여개 객실을 갖춘 특급호텔로 성장하며 외형까지 이름에 걸맞게 진화를 거듭합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 88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미국계 대형호텔체인들이 국내에 문을 열기 시작하자 앰배서더는 1987년 프랑스 계열 세계적 호텔 체인 그룹 아코르(Accor)사와 파트너십을 맺죠. 아코르와의 파트너십을 통하자 글로벌화에 한층 다가갑니다.

디럭스급 비즈니스호텔 노보텔 및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이비스 브랜드를 론칭하며 특급 호텔부터 이코노미 클래스까지 다양한 범주의 호텔 브랜드를 도입해 국내 최초로 호텔 수직계열화에도 성공하죠. 또한 이비스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국내에 안착, 국내 비즈니스 산업의 효시가 됩니다. 

수많은 외국계 호텔 범람으로 외국어 이름이 익숙한 한국의 과거에는 반세기 넘게 호텔사업을 지속한 '금수장 호텔'이 있었습니다.

언뜻보면 목욕탕 문으로 여겨질 법한 사진 속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소 촌스럽게 여겨지는 저 유니폼을 입은 1960·70년대 호텔리어들이 반갑게 맞아줄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