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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일전 최태원 회장, SK루브리컨츠 'ILBOC 공장 준공'

유럽 윤활기유 공략…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9.23 10: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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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정유사인 렙솔(Repsol)과 함께 스페인 현지에 유럽 최대 규모 윤활기유 공장을 세우고 '유럽 인사이더(Insider)' 경영을 본격 선언했다.

SK루브리컨츠는 렙솔과의 합작법인인 일복(ILBOC)이 22일(스페인 현지시각)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SK루브리컨츠와 렙솔이 7대 3 지분 비율로 설립한 ILBOC이 2012년 10월부터 총 3억3000만유로(한화 약 4700억원)를 투자해 지난해 9월 완공한 카르타헤나 공장은 고급 윤활기유를 연간 63만톤씩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되는 윤활기유에 첨가제 등을 추가하면 자동차 등에 널리 쓰이는 윤활유가 된다.

이날 준공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을 비롯해 △유정준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 △이기화 SK루브리컨츠 대표 겸 일복 이사회 의장 △조수 존 이마즈 렙솔 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또 호세 마뉴엘 소리아 스페인 산업·에너지·관광부 장관과 박희권 주 스페인 한국대사 등 양국 정부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최태원 회장은 축사에서 "유럽 최대의 윤활기유 공장인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스페인과 한국 기업 간 사상 최대 규모 합작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며 "SK와 렙솔은 마침내 글로벌 석유업계가 주목하는 합작모델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카르타헤나 공장은 현재 10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생산된 윤활기유는 SK와 렙솔을 통해 유럽 메이저 윤활유업체들에 판매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세계 최대 고급 윤활유 수요처인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울산과 인도네시아 두마이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톤)의 윤활기유를 생산하며 엑손 모빌과 쉘에 이어 세계 3위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여기에 SK루브리컨츠는 고급 윤활기유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의 위상도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SK는 기술과 마케팅, 렙솔은 원료와 인프라를 각각 책임지는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며 "글로벌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가 완결적으로 이뤄지는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윤활기유 합작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추진한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전략의 대표 결실로 꼽힌다.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은 SK가 각 분야 대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마케팅과 유통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1년 브루파우 회장을 직접 만나 고급 윤활기유 합작모델을 제안하는 등 이번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페르타미나와의 두마이 윤활기유 공장 합작사업도 성사시키는 등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스페인에 이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잇따라 방문해 에너지·반도체 사업 영역의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네덜란드 펠트호벤에서는 글로벌 반도체장비업체인 ASML사(社)를 찾아 반도체 제조용 노광장비 시설을 둘러본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세계 3위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인 트라피규라사(社)의 클로드 도팽 회장과 제레미 위어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 행보로 유럽에서도 에너지, 반도체 중심의 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