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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과거 영광 노리는 렉서스 ES "더 강렬하게 더 안전하게"

'선진 럭셔리' 깃발…과감하고 화려한 외관 '압권'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9.22 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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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시장에서 부진의 늪에 빠진 렉서스가 '2016 올 뉴 ES'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지난 2000년대 초 '강남 쏘나타'로 국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은 ES가 지난 1일 부분 변경을 통해 국내시장에 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렉서스 ES(Lexus ES)는 일본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에서 내놓은 전륜구동 고급 세단으로, 1989년 브랜드 론칭 당시 LS와 같이 출시됐다.

ES는 'Executive Sedan' 머리글자에서 따온 것이며, 국내 경쟁 차종으로는 그랜저(현대)를 꼽을 수 있다. 렉서스 ES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175만대 이상 누적 글로벌 판매를 기록하며 브랜드 판매 2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6세대 론칭 시 새롭게 도입돼 글로벌 시장에서 3년간 약 1만1000대 이상이 판매된 하이브리드 ES300h는 브랜드 전체 판매 80% 이상을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신화' 견인차 역할을 하며 '프리미엄 하이브리드'라는 새 시장을 개척했다.

국내시장에서 렉서스 ES 시작은 당시 수입차 시장이 발전하고 있던 시기인 2002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던 렉서스 ES는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는 넓은 실내와 조용한 정숙성을 갖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했다.

특히 당시 전혀 부족함이 없던 ES 심장은 6기통 3000cc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해 최대출력 201마력, 최고토크 31kg의 성능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후 2007년 L피네스 디자인을 추구하는 렉서스의 야심작으로 '풀 모델 체인지' 신형 ES가 등장했다.

이처럼 렉서스 ES는 지난 2001년 12월 4세대를 시작으로 6세대(2012년 9월)에 이르기까지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확고한 '베스트 셀링 모델' 위치를 다져왔다.

그러나 엄청난 판매고와 함께 강남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ES는 오히려 프리미엄 브랜드 치고는 저렴한 가격과 늦은 모델 체인지 영향으로 독일 브랜드에게 고객들을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2012년 만반의 준비를 마친 6세대 ES 역시 저조한 판매 실적에 머물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했다.

하지만 렉서스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실패를 경험으로 삼고 한층 새로워진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로 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풀체인지급 과감한 변화 '베스트셀러 재현 다짐'

렉서스는 지난 1일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2016 올 뉴(All New) ES(이하 ES)' 판매에 돌입했다. 렉서스 베스트셀링 모델인 ES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새롭게 재탄생한 것이다.
 
렉서스는 경쟁사 풀체인지급 수준의 변화로 해당 세그먼트 베스트셀러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자 6세대 모델을 바탕으로 안팎을 꼼꼼히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씩 완성도를 높여가는 렉서스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진화다.

국내 출시되는 ES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S300h와 3500cc V6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ES350 총 2종으로, 각각 △Executive △Supreme △Premium 세 가지 트림이다. 전량 렉서스 주력 생산기지인 토요타자동차 큐슈에서 생산된다.

무엇보다 이번 모델은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이후 브랜드 주력모델 다운 '명불허전'이라는 평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모델 개발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스타일링이다. '선진적인 럭셔리'를 표방해 한층 강렬한 앞모습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그 중 가장 압권은 단연 더욱 과감하고 화려해진 외관 디자인이다.

보닛(후드)과 펜더(앞바퀴 주위를 감싼 철판)를 제외한 앞모습을 바꿨다. 스핀들 그릴은 번호판 부위를 가로지르던 바를 없애 한 덩어리로 뭉쳤으며, 그릴의 은은한 금속성 광택을 머금은 윤곽도 두껍게 부풀렸다.

헤드램프는 폭을 줄이되 한층 입체감 있게 제작했다. 안개등을 에워싼 테두리는 세로로 세웠으며, 헤드램프과 안개등은 각각 HID와 할로겐에서 보다 밝은 LED가 위치했다. 차체 도장엔 스스로 탄력 되찾는 투명 막을 씌워 광택을 오랫동안 유지한다.

뒤태도 꼼꼼히 다듬었다. 테일램프와 트렁크 가니시(좌우 테일램프 잇는 크롬 도금), 범퍼 아래를 손질해 더 낮고 넓어 보인다. 테일램프엔 'L' 형태 LED 띠를 두 가닥 심어 브랜드 정체성을 살렸다. 머플러 팁은 기존 동그란 형태에서 마름모꼴로 바꿔 날렵한 느낌이며, 17~18인치 휠도 한층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스티어링 휠부터 전혀 새롭게 바꾸는 등 인테리어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줬다. 스포크를 늘씬하게 디자인하는 한편, 스위치를 더 직관적으로 배열했다.

계기판은 바늘 길이를 늘리고 4.2인치로 키운 TFT 다중정보 디스플레이도 달았다. 그 결과 시인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도어 스위치 패널도 고급스러운 소재와 금속 느낌의 테두리로 감쌌으며, 시마모쿠(줄무늬 나무) 트림도 더했다.

변속 레버는 아래쪽을 가죽으로 감싸는 동시에 기어 위치를 나타내는 인디케이터를 새로 디자인했다.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RTI)엔 '입력(엔터)' 버튼을 더해 한층 쓰기 편해졌다.

동반석 쪽 센터터널엔 무릎 패드를 씌웠고, 천정의 오버헤드 콘솔 조명은 터치식으로 켜고 끌 수 있게 바꿨다.

가죽 인테리어엔 기존 아이보리와 블랙 이외에 토파즈 브라운과 문스톤 컬러를 새로 도입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의 시트는 수직 방향으로 실밥을 촘촘히 박아 오래 써도 팽팽한 모습을 유지한다.

단단한 차체는 완성도 높은 자동차의 기본 중 기본이다. 차체가 단단하다면 대개 안전성을 떠올리기 쉽다. 다만 한편으로 서스펜션 부담이 줄어들면서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차의 진동이나 비틀림을 흡수할 부담에서 벗어나 승차감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핸들링도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여기에 올 뉴 ES에는 △소닉 콰츠 △그라파이트 블랙 △엠버 크리스탈 샤인 △딥 블루 마이카 네 가지 신규 컬러를 더해 선택 폭을 넓혔다. 내장 색상은 최근 감각 있는 색상으로 각광받는 '토파즈 브라운' '문스톤' 등을 추가해 네 가지 스타일로 선택 폭을 넓혔다.

수직으로 늘어나 세련된 각을 보여주는 LED 안개등과 독립적인 화살촉 모양 주간 주행등,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가 잘 어우러져 강렬한 존재감을 표현한다. 또 곡선미를 살린 사이드라인과 새로 디자인한 알로이 휠, LS를 연상케 하는 'L' 자형 리어 램프가 조화를 이루며 저중심의 와이드하고 역동적인 외관을 완성했다.

인테리어 역시 VIP 의전차량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차세대 렉서스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숙성된 원목으로 고유 무늬를 낸 시마모쿠 우드트림 △고급 마감재 도어 스위치 패널 △부트타입 기어 쉬프트 레버 등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을 전 트림에 적용했다.

여기에 구조용 접착제 적용범위를 넓혀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쇼크 업소버를 최적화해 NVH(소음·진동성능)는 유지하면서도,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켰다.

더불어 ES에는 플래그십 세단 LS에 적용된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을 도입했다.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은 자체적으로 탄력을 되찾는 소재를 사용한 도장 기술로, 자가 복원층이 얇게 코팅돼 도어 핸들 주변 손톱자국이나 세차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래치를 줄여준다.

◆핸들링·안전성·승차감 '빠짐없이 모두 개선'

두 번째는 '성능'으로 핸들링과 안정성, 승차감, 그리고 정숙성을 골고루 개선했다.

이전 세대에서 미국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와 한국 자동차 안전도평가(KNCAP)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바 있는 ES 안전 DNA는 그대로 계승됐다. 10개의 에어백과 충돌안전차체, 풍성한 안전장비가 시너지는 내는 '최고 안전성'으로, 안전에 대한 렉서스 신념은 이번 모델에도 그대로다.

여기 더해 앞뒤 서스펜션(현가장치) 쇼크업소버(충격흡수장치)를 최적화해 승차감을 높였다. 스프링과 댐퍼로 나뉘는 쇼크업소버는 스프링 노면 굴곡이나 요철에서 오는 충격을 1차로 완화시킨다.

충격을 흡수하며 압축된 스프링은 탄성 때문에 원래 길이로 되돌아가려 한다. 이때 댐퍼는 불쾌한 진동을 막기 위해 스프링이 갑작스레 펴지지 않도록 힘을 가한다.

이처럼 '쇼프업소버 최적화'는 스프링이 압축되고 팽창되는 힘 비율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작업이다. 공들여 개발한 신차도 출시 이후 주행데이터가 쌓이면서 개선할 점들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부분변경은 생산에 차질을 주지 않으면서 이런 단점을 지울 좋은 기회다. 개선이 극적인 변화로 이어지진 않지만, 장시간 주행해 보면 뚜렷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조용 접착제 적용 범위를 넓혔다. 차체를 만들 때 접착제로 이어 붙인 부위 길이가 늘어난 것. 일반 스폿 용접은 접점으로 두 가지 다른 철판을 이어붙이는 개념이다. 구조용 접착제는 선의 개념으로, 점과 점처럼 사이에 비는 공간이 없어 한층 단단히 밀착시킬 수 있는 만큼 진동이나 비틀림에 강하다.

요시다 아키히사 렉서스 코리아 사장은 "2016 올 뉴 ES는 렉서스가 지속적으로 지향했던 '이율쌍생(서로 상반되는 개념을 함께 존재)'이 한국에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출시로 '고객의 기대를 넘어, 모든 순간에 감동을 드린다'는 브랜드 뱡향성이 실감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모든 순간이 감동이다'를 전개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찬란한 과거를 지닌 렉서스 ES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이겨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