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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 논란 '지록위마' '문자부산'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9.22 11: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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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광역시(시장 윤장현)가 시립국극단 예술감독에 김영옥씨를 특별 위촉하며 불거진 허위 이력·경력 논란이 공직자의 합리적 무지를 동반한 시립예술단체 정체성 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21일 해명에 나섰지만, 대립관계의 입장차만 확인됐을 뿐 의혹은 오히려 확산될 조짐이다.

시립국극단 예술감독 특별위촉 관련 의혹은 △여수시립국극단 재직당시 예술감독 이력 허위 기재 △이순신 歌 표절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후보 허위 기재 △ 미국 카네기홀 초청공연 허위내역 등이다.

광주시와 김영옥 감독의 해명은 △행정착오 △당사자 간 해결해야 할 문제 △오해 △해석에 따른 차이 등 무성의한 변명으로 일관해 논란을 스스로 확산시켰다.

김 감독은 예술감독 이력 허위지재에 대해 "공식 직위는 '단무장'이었지만, 당시 단원들과 여수시에서 감독님으로 호칭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순신가 표절에 대해서는 "김세종 교수와 공동작업을 했지만,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에 저작권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고 확인결과 현재 이순신가는 저작권이 등록돼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 감독과 광주시는 저작권 시비가 확산되자 시립국극단 홈페이지 예술감독 프로필에서 '이순신가 집필'을 '이순신가 출간'으로 슬그머니 바꿔 논란을 자초했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후보 허위 기재'는 도 문화예술과에 확인결과 제도와 명칭 자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감독은 "사실은 보유자 후보인데 '보유자'라는 단어가 생략된 행정착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2일 전남도청 문화예술과에 확인 결과 "'보유자 후보' 역시 제도와 명칭 자체가 없다"고 답변해 이마저도 거짓으로 판명됐다.

'미국 카네기홀 초청공연'은 김 감독의 '이해에 대한 혼란'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김 감독의 설명과 사실 확인에 따르면 '미국교민 초청 카네기홀 대관공연'이 바른 표현이다. 그러나 김 감독과 광주시는 '문구해석에 따른 차이에서 오해'라고 거듭 강조해 취재진의 쓴웃음을 불렀다.

이에 보태 지난 2월 예술감독 공채에 응시한 11명의 후보가 적격자 없음으로 분류된 것도 의문이다. 어떤 기준에 맞춰 누가 누구를 심사해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는지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 시 관계자는 전형위원회의 회의록과 기록은 작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광주시는 "김 감독이 예술감독으로 갖춰야할 덕목과 전문성, 실무 경험, 단원 기량향상 및 융화 가능성을 두루 갖췄다"고 응대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취임 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정기공연도 올리지 않았다.

중국의 고사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와 '문자부산(蚊子負山)'이 떠올리게 하는 일이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고, '문자부산'은 모기가 산을 등에 진다는 말로 해석된다.

최근 광주시는 공직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기 위해 '자기검증기술서'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윤장현 광주시장의 철학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적격자의 임용을 사전 예방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시는 인사행정에 대한 투명성 및 신뢰도 제고, 청렴도 향상을 위해 지금이라도 책임의 경중을 따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