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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청렴성 100점' 자랑하다 비난 자초

"비위 끊이지 않았는데" 시민사회, 설문조사 공정성 의심

지정운 기자 기자  2015.09.22 08: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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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성희롱에 이어 성추행, 음주교통사고, 경찰 폭행 등 숱한 비위로 여론의 지탄을 받아온 전남 여수시가 '청렴성 100점 만점'이라는 시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비난을 자초했다.

특히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설문조사의 방법 기준, 절차 등을 의심하고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여수시는 지난 5월부터 4개월간 자체 인력을 투입, 시청과 읍면동 주민센터 등에 행정수요가 있는 시민 7048명을 대상으로 전화 모니터링을 통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21일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민선 6기 시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소통시정을 제도화하기 위한 '시민 공무원 평가제'의 일환이다.

설문 내용은 친절성과 신속·정확성, 공정성, 책임·성실성, 청렴성에 이르는 5개 항목이며, 응답률 50.7%에 전체 만족도는 94.4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 점수는 청렴성이 100점으로 가장 높았고 친절성 93.4점, 공정성 93점, 책임성 93점, 신속성 92.3점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여수시는 "민선6기 출범 이후 '시민이 시장'이란 시민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소통시정을 펼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수시는 또 지난 3월, 민원인 27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원행정에 대한 평가에서도 94.8점을 얻어 민원처리에 대한 시민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하 여직원 성희롱, 여중생 성추행, 음주교통사고, 시장 운전기사의 개인 신상정보 유출 등 숱한 여수시 공무원 비위사건에도 '청렴성'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받으며 설문조사의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이런 결과에 시민사회는 "연중 공직비위가 끊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청렴성 100점 만점을 받을 수 있느냐"면서 "여수시의 설문조사 방법과 기준은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하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청사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나름의 분석을 하던 여수시 공직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공직자 A씨는 "평가결과에 주변 공직자들도 깜짝 놀랐다"며 "아무리 비민원 관계자들에 대한 평가지만 평가 결과를 보기가 쑥쓰럽다"고 말했다.

이에 여수시 관계자는 "평가 대상이 비민원부서인데다 각종위원회 활동을 하거나 시청에 자주 출입하는 민원인들이 설문조사에 참여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평가절차나 방법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여수시는 지난 6월 말 비위공직자에 대해 민선 6기 임기 내 3년간 승진을 제한하고, 지휘계통 책임을 물어 부서장에게도 연대책임을 묻겠다는 등의 쇄신책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