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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수납원 '스마트톨링' 뒤 대량 구조조정 불가피

한국도로공사 '중장기계획'서 차세대 하이패스 시스템 구축 뒤 구조조정 계획 세워

김경태 기자 기자  2015.09.17 11: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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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도로공사(이하 공사)가 중장기 경영전략으로 추진하는 '스마트톨링'이 실현될 경우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7233명의 대량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도로공사 내부자료가 공개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3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2억5000만원을 주고 신비전 및 중장기전략 재수립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같은 해 10월 '2025 중장기 전략경영 계획(이하 중장기계획)'을 확정했다. 

'중장기계획'은 김학송 사장 취임 이후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여간 전사적으로 추진해온 '신비전 및 중장기 전략 재수립'(이하 '신비전')의 핵심이다. 공사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용역결과와 신비전 계획을 수립을 위해 6개월여간 전부서가 참여하는 총력을 기울인 끝에 10월말 중장기계획을 완료했다. 

중장기계획의 핵심은 2020년부터 요금징수를 현재 하이패스와 요금수납원을 통해 받던 것을 '스마트톨링'으로 전환해 현재의 영업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톨링은 무정차, 다차로 기반의 고속 주행 환경에서 자동 요금 지불이 가능한 차세대 하이패스 시스템이다. 

이런 스마트톨링이 구축되면 교통체증을 비롯한 다양한 측면의 경제적 이익이 있지만 현재 영업소와 요금수납원이 사라질 수 있다. 현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은 7233명으로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요금수납원 구조조정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스마트톨링이 구축되는 내년부터 2019년까지는 하이패스 증가, 무인시스템 도입 등 기술환경의 변화로 750명, 정년퇴직과 영업소 폐쇄 및 교체과정에서의 퇴직으로 1500명 등 총 2250명이 줄어든다. 

또 스마트톨링이 본격 시작되는 2020년에는 과적차량 단속, 영상데이터 보정, 콜센터 등으로 3800명을 전환시킬 계획이지만 여전히 1183명은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박선복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 노동조합 위원장은 "스마트톨링이 실시되는 경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공사가 세부적인 계획을 밝히거나 협의를 요청해온 적은 없다"며 "공사는 지금까지 '쉬쉬' 했고, 우리들은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공사에서는 향후 5년간 자연감소 인원 중 이직예정자를 950명으로 분류했지만, 올 한 해에도 30여개 영업소에서 200여명의 수납원이 영업소에 교체 따른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등 부당해고가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950명도 이와같이 해고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3800명을 스마트톨링 신규업무로 고용전환하겠다는 중장기계획 내용도 50대 초반대인 수납원들의 연령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마지막까지 남는 1183명의 잔여인력도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정리해고에 직면할 위험도 있어 향후 노조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경협 의원은 "자본주의와 기술의 발달도 사람의 얼굴이 있어야 한다"며 "7000여명의 톨게이트 수납원에 대한 명확한 고용안정 방안마련 없이는 공단이 마련한 중장기계획은 한 발짝도 나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고용안정대책을 우선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한쪽에서는 고용율 70%와 여성고용률 제고를 노래하는데, 도로공사는 중장년 여성노동자들을 쓰나미처럼 밀어버리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스마트톨링 도입으로 인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국토부장관과 도로공사는 고용정책기본법에 따른 고용영향평가를 먼저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현재 스마트톨링에 따른 인력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별도의 심층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중장기계획에 대한 김 의원의 사실확인 요청에 대해 도로공사는 "업무담당자가 임의적으로 짜놓은 계획일 뿐,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설득력이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