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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초록동색 혹은 청출어람? 국감장 그곳은…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9.16 16: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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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도 어김없이 국정감사(국감) 기간이 돌아왔습니다. 피감기관별로 국회 혹은 해당 기관에서 국감이 진행되는데요. 15일에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금감원)에서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감이 전개됐습니다.

국감장 모습을 간단히 정리하면, 한 가운데 해당 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 이 마주보는 테이블이 위치하고 상석에 위원장이, 위원장과 마주보는 자리에 피감기관 기관증인석이 마련됐습니다.

기관증인석 뒤쪽으로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앉을 수 있도록 다수의 의자가 있고, 여야 위원 뒤쪽으로는 의원 보좌진 석, 그 뒤편에 구비된 의자는 기자들이 사용하는 식입니다.

15일 진행된 금감원 국감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그 수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국감 진행사항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설명이 길었는데요.

15일 국감장에서는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감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중요한 발언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민 의원은 기관증인석을 바라보며 "오늘 금감원을 찾은 민원인들에게 국감 때문에 해당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기관증인이 아닌 분들까지 국감장에 상주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죠.

사실 기관증인석 뒤편에 마련된 좌석에는 피감기관 주요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다가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증인들의 말문이 막히기라도 하면 취합한 자료를 전달하거나 대신 대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국회의원들 눈에는 그 수가 너무 많아 보인 모양입니다. 또 다른 국회의원 역시 "민 의원님께서 좋은 지적을 해주셨다"며 "금감원 기관증인은 14명인데 많은 분들이 계신다. 최소한의 인원만 남고 다른 분들은 업무에 복귀하라"고 거들었습니다.

뒤쪽에서 자료가 돌아다니는 통에 어지럽고, 집중이 안 된다는 말도 보탰죠. 그런데 말입니다. 보좌진석 뒤쪽에 앉아 국감 진행상황을 지켜보던 기자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만 22명, 의원 한 명당 보통 2명의 보좌진이 수행하니 그 인원만 44명입니다. 물론 모든 보좌진들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보좌진석이 여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보좌진의 역할도 기관증인석 뒤쪽의 관계자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본인이 챙기는 국회의원의 질의 순서가 되면 필요한 자료를 챙겨주거나 사진을 찍고, 모니터 자료가 필요할 경우 자료 시연을 돕죠.

한참을 앉아 있다 보니 보좌진석의 전열(?)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가 하면 인터넷 서핑을 하는 보좌진이 하나둘 눈에 띄었습니다.

자리 운운하며 관계자가 너무 많으니 최소 인원만 남고 업무에 복귀하라는 의원들의 발언이 끝난 직후라 더욱 당혹스러웠습니다.

기관증인 관계자들이야 성실히 맡은바 역할에 충실하기라도 하죠. 국감장에 앉아 웹툰을 보고 게임을 하는 보좌진이야말로 부족한 자리 차지하지 말고 본인 업무에 복귀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국감 하루 종일 질문세례에 자리를 지키는 기관증인과 반대로 본인 질의만 끝나면 자리를 비우는 국회의원들은 의원실에 복귀해 처리해야할 급한 민원 업무라도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