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 불법설계 비롯 의혹 만발

실시설계적격자 공사 포기, 재입찰 거치지 않아 낙찰가 500억원 혈세 낭비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9.15 18:52:3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4대강 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 2공구(영암호 수문)공사가 일괄입찰 진행과정과 불법적 설계 의혹, 과다한 설계변경 등 편의주의 행정으로 과도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질타가 나왔다.

15일 김승남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전남 고흥·보성)에 따르면 2009년 10월30일 이 일괄입찰 공고는 N건설컨소시엄과 H건설컨소시엄이 제안해 2010년 3월19일 N건설컨소시엄이 투찰율 50.32%인 1032억6800만원에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N건설이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공사 수주를 포기했고, 이에 농어촌공사는 '일괄입찰 등의 입찰특별유의서' 제25조 2항을 근거 삼아 1532억8500만원(투찰율 74.69%)을 제시한 H건설컨소시엄을 최종 낙찰자로 뽑았다. 

다음 순위자로 재선정할 수 있다는 근거조항을 들어, N건설컨소시엄 제시금액의 50%에 달하는 500억원을 더 제시한 업체를 바로 낙찰자에 올린 점은 이해할 수 없다.

재입찰을 하지 않을 충분한 이유가 없다. 또 당초 일괄입찰 시 제출한 설계내용을 보면 N건설 측이 H건설이 설계한 도로교량 상부에 시설물(전망대, 산책로 등)을 설치할 경우 도로관리법령 등에 따른 위반여부를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에 질의했다.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은 H사의 경우 360미터에 이르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도로(교량상부)와 공도교 일부까지 덮고 있어 명백히 도로법을 위반한 불법시설물이라는 것.

이 시설물들은 목재데크로 연결돼 화재위험뿐 아니라 긴급상황이 생기면 유지관리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시설물인 만큼 도로의 기능을 상실해 도로법 시행령 제28조 5항을 위반한 불법이라고 회신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국토해양부에 홍수예방 및 침수방지 목적의 신설 배수갑문(교량포함) 설치와 관련, 도로법의 적용여부에 대해서만 질의했다.

국토해양부의 답변은 '도로가 아닌 배수갑문의 상부에 설치하는 시설 등은 도로법의 적용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도로점용 허가대상이 아니다'라는 것. 해당 설계관련 질의내용을 보면, 농어촌공사는 동일한 위치를 다른 형태로 질문하고 있다.

H건설컨소시엄은 당초 2011년 계약금액에 추가로 3번의 물가변동을 반영해 112억원, 설계변경(통선물시설)으로 468억원을 증액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남도의 요청에 의한 통선문 설치는 총건설비의 22%를 차지하는 공사임에도, 당초 설계에서 누락됐다는 것은 주먹구구식 사업계획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김승남 의원은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은 4대강 사업의 졸속추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편의주의 행정처리로 막대한 예산낭비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사의 업무는 국민들이 보편타당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행정처리 및 예산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