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3년간 은행, 카드사가 고객들의 '신분증 사본'을 5억건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기관별 신분증 사본 입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은행은 4억8600만건, 카드사는 3400만건의 신분증 사본을 고객으로부터 수집했다.
시중은행은 KB국민은행이 9800만건으로 신분증 사본 수집이 가장 많았고, 전체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신분증 사본 수집을 꾸준히 늘렸다.
지난 2013년 3000만건에서 2014년 3300만건으로 증가했고, 2015년 8월 말까지는 3500만건으로 이미 작년 수집건수를 넘어섰다. 이어 우리은행이 8100만건이었고, 하나은행 5300만건, 신한은행 4000만건, 외환은행 1000만건 순이었다.
외국계은행의 신분증 사본 수집 건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SC은행은 400만건, 씨티은행 3000만건 정도다.
특수은행은 NH농협이 9900만건으로 전체 은행 중 가장 최다였고 다음은 IBK기업은행 1900만건, KDB산업은행 1200만건, 수협 80만건 등이었다.
지방은행은 경남은행이 1370만건으로 수집건수가 가장 많았고 1360만건의 부산은행이 근소하게 뒤를 따랐다.
카드사 역시 국민카드가 신분증 사본을 가장 많이 수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카드는 930만건을 수집했으며 우리카드가 910만건, 신한카드가 880만건 등이었다. 은행이 없는 카드사는 상대적으로 수집 건수가 적었다. 현대카드 50만건, 삼성카드는 40만건을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수집한 신분증 사본 파기는 회사별로 천차만별이었다. 은행에서는 농협이 1.5%로 가장 파기율이 낮았고 우리은행 2.3%, 신한은행 5.3%였다. 이들 은행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파기하지 않고 계속 보유 중이었다.
반면 산업은행 외환은행 등은 각각 71.9%, 52.3%로 파기율이 높았다. 카드사에서는 1.8%의 비씨카드가 파기율 최저였고, 현대카드도 22.8%로 비교적 낮았다.
신분증 사본 수집과 파기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금융당국의 관리 소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신용정보법상 개인정보는 5년 이내에 파기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정보가 파기됐는지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은 손을 놓은 채 회사 자율에 맡기고 있었다.
신학용 의원은 "작년 초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터지자 금융당국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 것처럼 했지만, 실상은 신분증 사본과 같은 기본적인 개인정보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