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특별수사에 일가견이 있었던 전직 검사로 함승희 변호사(국회의원 역임)를 아직 제 1순위로 거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동화은행장 비자금 조성 사건을 다뤄 정치권 검은 돈 의혹의 폭풍을 일으켰던 이다. 그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있을 때, 철도청과 연관된 조사를 한차례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사회정화위원회라는 서슬 퍼런 기구가 있을 때였는데, 철도 관련 직원들이 부정을 저지른 것을 인지한 어느 이가 이 곳에 투서를 넣겠다고 위협하며 돈을 요구했다는 것을 함 전 검사팀이 다루게 된 것이다.
기차를 타 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차 시간을 착각하고 탄다든지, 아예 표를 사지 않고 일단 타는 등 별의별 경우가 다 있다. 그래서 지금은 전산기기를 들고 다니며 바로 발권을 해 준다. 그런데 1980년대 초입엔 이를 수기로 처리했다.
차장이 돌아다니다 차에 오르지 않은 고객의 자리 즉 무효화된 표를 파악해 놓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그런데 이 경우 이 무효표를 잘못 탑승한 고객에게 써 먹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사실 철도 당국에 귀속시켜야 하나 중간에서 직원들이 꿀꺽하는 관례가 있었다고 함 전 검사는 회고했다. 그런데 이를 눈치 챈 어느 인사가 협박의 빌미로 쓴 것이다. 무효화된 표를 돈을 받고 팔아먹는 경우를 잡겠다며 몰래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고 그때마다 차장(여객 담당 전무라고 해야 옳다는 이야기도 있음) 명찰과 차편, 시간 등을 메모 형식으로 잔뜩 정리했다.
이런 정보를 사회정화위원회 운운하면서 눈 앞에 들이대며 을러댔으니, 철도 당국이 혼비백산했을 것임은 전두환 정권기를 살아본 이라면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터이다.
결국 공갈을 친다는 혐의로 검찰이 나서서 범죄적 행보를 묻어주고 작은 죄인을 잡아넣었다는 그런 이야기다.
KTX 고속철도가 돌아다니고 철도청이 코레일로 바뀌어 이익 창출을 위해 열심으로 일하는 걸로 보이는 요새지만 기본 상황은 아직 사회정화위원회 시절의 그것에서 큰 탈피가 없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KTX 표의 경우, 카드로 미리 사 놔도 전화로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역에 나와 실물을 반환하라고 한다. 그런데 기실 이는 아무런 필요가 없는 일인 것이, 이미 코레일에선 카드 실물을 단말기에 다시 '긁도록' 해야 할 필요없이 정보를 다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해 반환수수료를 떼는 또다른 계약을 '의제해' 처리하고 그 다음에서야 카드를 긁었던 대금의 반환을 처리해 준다.
문제는 이렇게 1주일 기한을 두고 불편을 강요하는 바와 달리, 코레일 스스로는 전화로 고객이 접수하는 즉시 "이제 이 표는 (당신이 종이표를 쥐고 있어도) 사용할 수 없다"고 공지한다. 이 자리는 그래서 빈 자리가 되며 다시 코레일이 즉시 다른 고객에게 팔 수 있다.
즉시 반환 처리를 할 수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는 일은 업무상 횡령의 미필적 고의로 본다. 민사상 부당이득 정도로 보는 이도 없지 않으나 그보다 형사법적 고찰을 먼저 하는 게 옳겠다는 관계자 의견이 약간 더 많은 것 같다. 왜 1980년대의 구태를 답습하는가. 이는 처벌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 개혁 전도사로 칭송받는 최연혜 사장 시대의 코레일이라면 스스로가 고쳐야 할 일이라 개인적으로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