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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전문' 삼아제약…허울뿐인 해외사업부

오너일가 허미애 이사, 해외사업 맡고서도 사실상 수년째 실적 '제로'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9.11 08: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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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제약사들의 내수시장 의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마다 글로벌 제약사를 지향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적은 저조하다.  

국내 제약사들의 주력 품목이 제네릭 의약품이거나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품목이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부 제약사는 몇 년 째 수출실적이 거의 전무한 상태. 어린이 영양제 '노마츄정'으로 유명한 삼아제약도 그 중 하나다.

삼아제약의 해외사업 성적표가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허억 명예회장의 딸이자 허준 대표이사 회장의 여동생이 해외사업부문 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5월 삼아제약에 입사한 허미애 이사는 2010년 3월 이사회 멤버가 됐고, 지난해 7월 재선임 됐다. 현재 허 이사의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허 회장(44.36%)에 이어 13.13%다.

삼아제약은 2006년 3월 허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오너 일가 중 이사회 멤버는 허 회장과 허 이사 2명뿐으로, 1, 2대주주인 오누이가 경영일선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버나드 경제학과 및 국제대학원 석사 출신인 허 이사는 개발팀 컨설턴트를 거쳐 현재 해외사업부 라이센팅팀에 재직하고 있지만 전자공시 상 해외매출은 전무하다.

지난해 삼아제약의 매출액은 567억7600만원,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01억2800만원으로, 100% 내수 매출로 공시했다.

삼아제약 관계자는 "허 이사가 개발본부에 있다가 본격적인 해외사업부 라이센싱팀으로 발령 받은 것은 2~3년 정도 됐다"며 "해외사업과 수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워낙 적은 금액이라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본부 조직을 갖춰서 운영 중에 있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자율공시이기 때문에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글로벌 제약사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수출 규모가 확대되면 공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수출 금액이 미미해 실적 발표나 공시에 포함시키기에는 애매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국증권거래소 공시팀 관계자는 "외부기관의 감사보고서를 보고 감사의견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면 공시를 내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소액이라도 매출이 있다면 상장법인에서는 기왕 실적을 쓰고 싶어 할 텐데 공시되지 않았다면 자율공시를 바탕으로 회계법인과 기업의 협의 하에 진행됐기 때문에 거래소에서 제재할 부분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다만, 향후 공시 내용이 허위 사실 등이 드러나면 공시제재를 하거나 실질심사 대상으로 조사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현행 '매출액의 10% 이상의 단일판매계약 또는 공급계약을 체결하거나 그 계약을 해지한 때에 공시해야 한다'는 코스닥시장 공시규정 상 삼아제약이 공시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허 이사의 보수 주주총회 승인금액은 약 3억3000만원으로 책정, 실제 보수지급금액은 8700만원으로 공시돼 있어, 사실상 해외사업 매출 없이 연봉만 챙기는 것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시장과 소통하고 투자자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라면 자율공시에 따라 적은 금액의 매출이라도 공시 하는 것이 좋다. 매출액이 몇 천 만원 밖에 되지 않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더라도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지만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제약업계의 특성 상 지금처럼 소액이라도 보여지는 매출과 실질적 투자 전략이 없는 해외사업은 자칫 오너 일가의 이름만 올려놓은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