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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체제에서 버림받나? 삼성생명 '공중분해論', 왜?

'新보험업법+중간금융지주' 최악 압박, 이종걸 시나리오 관심↑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9.10 16: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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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간금융지주는 민생법안인가, 재벌 특혜법안인가? 여권이 경제민주화 법안들의 처리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간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지배를 차단하기 위해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에 존재하는 금융지주회사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이동을 통제하는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집단의 소유와 지배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재벌 개혁론자들이 존재한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취지에 따라 경제민주화 트렌드에 다시금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원내대표가 최근 노동계에 대한 강력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경제관에 대한 정체성 드러내기를 시도한 가운데, 일종의 무게중심 관리 차원에서 이 문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친재벌'로까지 당이 포지셔닝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대급부 차원에서 이 같은 이슈를 연내 밀어붙일 것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삼성에게는 중간금융지주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 우선 삼성 관련 3세 승계 시나리오가 논의되는 양태를 살펴보면 △삼성생명 인적 분할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 및 사업부문의 삼성SDS와의 합병 등이 꼽히고 있다. 여기까지 말한 상황에서 다시 다른 논의를 이야기하자면, 상속세원을 마련하는 문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어느 쪽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측으로서는 시간을 버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이야기나 지주회사 등에 관심 없어 한다는 풀이는 그래서 나온다.

그런데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이런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상황이 약간 달라졌다. 이는 9월 합병을 기준으로 6개월 내에 매각돼야 하는 신규순환출자 물량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인적 분할론은 이른바 삼성전자 홀딩스의 활동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현재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 상속 이전에 삼성전자가 분할되면,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재평가돼 오너 일가의 상속 관련 부담은 커지고 재원 동원폭도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런 터에 삼성전자 분할 전에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을 한두번 진행하면 분할되는 삼성전자 홀딩스의 자사주도 같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활용 여하에 따라 오너 일가의 지분 희석을 줄일 수 있는 유용한 카드가 된다. 이런 상황에 중간금융지주를 통해 현재와 같은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을 쥐고, 삼성생명은 다시 삼성전자를 장악하는 방법을 통한 장악력을 길게 갖고 갈 길이 열리는 것이 나쁜 카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긴 시간을 갖고, 삼성생명이 현재와 같은 역할론은 해 준다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즉 중간금융지주 도입으로 흘러가면서 동시에 삼성전자 인적 분할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는 가능성은 이 회장의 여명 관리가 지금처럼 국내 최고 의료진에 의해 이어지고 급변하는 다른 정세적 요인이 없다는 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상황이 온다면 이런 상황은 크게 틀어지게 된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골자는 삼성생명이 들고 있는 주식의 값어치 평가 방식이 잘못돼 있으니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자사의 대주주나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보유할 때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까지로 제한하지만, 기준은 유가증권을 사들일 당시의 '취득원가'를 적용한다. 한편 은행·증권·자산운용사 등은 취득원가가 아닌 '공정가액(시가)'을 기준으로 보유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 의원은 취득원가로 계산함에 따라 보유한 유가증권의 현재 가치를 자산운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자산운용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험사에 대한 자산운용규제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말 시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주식 18조6000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의 아이디어대로 평가 상황이 달라지면 삼성생명 총자산의 3% 한도인 4조7000억원을 초과하는 13조9000억원어치의 계열사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던 고리가 끊겨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이종걸발 리스크가 우려 상황이라는 점 정도에서 문제가 잠복해 있었으나 이 의원이 원내대표로 입성한 데다, 연일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체급 올리기 발언을 내놓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펼치고 있는 점과 맞물려 상황 전개가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문재인 당대표 체제를 흔드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몇몇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당이 '문재인 재신임 정국'을 어떻게 일단 넘든 간에 그가 자기 정치 차원에서 강경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터에 금산분리라는 대전제를 충족하기 위한 중간금융지주제 도입이 함께 처리된다면 금산분리 해결과 경영권 유지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수를 둬야 하는 외통수에 몰리게 된다.

이 경우 해법은 이렇다. 삼성생명의 인적 분할을 통해 투자회사는 삼성전자를 4.8% 보유하고 사업회사는 삼성전자를 2.4% 보유한다고 전제해 보자.

이런 경우 투자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8%를 주주들이 보유한 사업회사 지분과 교환, 삼성생명 투자회사는 중간금융지주로 전환해 역할을 하게 된다. 사업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이는 삼성물산 및 상속인들에게 현금으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경영권 장악 부분을 놓치게 돼 다른 방안을 생각하긴 어렵다.

결국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물산 6.6%, 오너 일가 7.8%로 단순화되며 경영권을 유지한 채로 금산분리를 일거에 처리할 수는 있다. 다만 원치 않는 이런 숙제 둘을 동시에 처리할 펀더멘털이 이재용 비상운영 체제에 있겠는가는 미지수다.

당장 이 부회장 등이 목돈을 움직이는 방법으로는 삼성SDS 지분을 일시에 처분하는 것이 거론되나 일각에서는 비현실적이라고까지 비판한다. 어쨌든 삼성생명 문제가 현실화되면 오너 일가에서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면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삼성생명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는 등 절차를 처리하게 된 이후 기왕 신보험업법 문제로 빨라진 지배구조 개편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삼성생명을 통한 우회 지배를 삼성물산을 통한 직접 지배로 전환하는 마지막 단계를 오래 남겨 두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치 정부에 의한 인도 침략이 공식화되면서 특허기업인 영국 동인도회사의 역할론이 끝났던 것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중간금융지주라는 타이틀을 쥐게는 되지만, 이는 그룹 전반의 역할에서 과거와 같은 역할과 비중은 따르지 못하는 상황으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을 안은 '좌천성 승진'에 가까워진다. 더욱이 삼성생명은 현재 '사양산업화되고 있다는 혐의'를 진하게 받고 있다.

삼성생명이 52주 신저가 경신 국면에 내몰려 있다는 점은 현재 증권가에서 삼성생명의 오늘과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삼성생명은 현재 수익성 악화로 유례없는 실적 저하 국면을 통과하고 있으며, 자산을 운용하는 데 있어 금융적 방법으로는 해결이 요원하자 페럼타워 인수 등 다양한 부동산 투자 칼을 뽑아들었다. 이런 투자 카드는 유럽에서 고가 건물을 구매하는 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다시 신보험업법으로 돌아가자. 자기 그룹 유관주를 잔뜩 들고 호시절에 땅짚고 헤엄을 치던 방식에 익숙해진 삼성생명이, 과거 일본의 유수 보험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던 수익성 악화 국면과 흡사한 작금의 대한민국 사정을, 그것도 신보험업법으로 이전과 다른 자산운용 틀을 짜고 더 빨라진 타임 테이블로 이를 굴려가기를 강요받는다면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그룹 내 최강의 효자였던 모바일이 풀을 쑤고 있어 전자 고배당 전략을 구사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최대어인 반도체마저 글로벌 시장 전반이 심상찮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돈줄이 여의치 않은 와중에 애물단지 보험업을 끌고 나갈지, 일본처럼 자연스럽게 붕괴 국면으로 가게 수뇌부가 방치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이런 점이 겹치면 삼성생명은 이재용 체제 하에서는 이미 효용을 다한 껍질임은 물론 가장 골치 아픈 눈엣가시로 평가될 여지가 높다. 일각에서는 호사가들이 집을 짓는 래미안 사업이 삼성의 스마트한 미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 해서 매각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해외에서, 국내에서 부동산 투자 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임대 수익 계산기로 전락하게 될 삼성생명을 과연 현재의 덩치대로 유지하는 결단을 JY가 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증권 등 여러 카테고리를 계속 쥐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회사는 몰라도 사업회사에 대해서는 차가운 시선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의원의 이번 법안은 그래서 3세 승계 문제에 대한 치명타까지는 아니겠지만, 보험사에 대해서는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고통을 오래도록 남길 가능성이 있다. 신보험업법이 당장 도래하더라도 처절히 팽당하지 않고 명예롭게 인정받으면서 그룹 내 역할 조절 등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려면, 삼성생명은 상당한 성적표을 올리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일례로, 2분기 민원건수가 1586건으로 전분기(1406건)에 비해 12.8% 증가하면서 1분기에 이어 최다 민원수를 기록했다. '삼성'에 욕을 먹이는 'B급 부대'로 전락한 터에, 신보험업법 통과를 받아들 경우 입지는 상당히 외로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금융권이나 산업계, 국회 주변 등 업종을 막론하고 많은 월급쟁이들이 은근히 삼성생명의 운명을 안타까워 하는 이유다.